기준금리 인하에 우호적인 ‘비둘기파’ 신임 금통위원 발표에 국내 주식과 채권값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새누리당의 한국판 양적완화(QE) 공약도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 대비 0.03%포인트 하락(채권값 상승)한 1.449%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2월16일 이후 40여일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국고채 5년물과 10년물 금리도 각각 0.033%포인트 0.036%포인트 하락했다.
채권값 강세는 전날 발표된 신임 금통위원들 성향이 비둘기파에 가깝다는 분석 영향이 컸다. 금리 방향성에 베팅하는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날 3년만기 국채선물을 1만796계약, 10년만기 국채선물을 2620계약 매수했다. 외국인의 3년만기 국채선물 순매수는 2015년12월 이후 3개월만에 최대치다.
채권시장은 지난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특별한 모멘텀 없이 수급에 따라 오르락 내리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신임 금통위원이 발표된 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되살아나며 만기 5년 이하 국고채 금리가 크게 하락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명의 신임 금통위원 가운데 3명이 친정부 인사로 구성돼 전체적으로 비둘기파 성향이 우세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글로벌 통화완화 기조 국내경제 하방리스크 등을 감안하면 정책 공조 차원의 기준금리 인하는 시간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발표된 새누리당의 한국판 양적완화(QE) 공약도 통화완화정책 기대감에 불을 지폈다. 강봉균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은 총선 공약으로 “전통적 거시 경제 정책에만 안주하던 한국은행에 보다 과감한 통화정책을 주문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산업은행 채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기업 구조조정 자금 공급을 확대하고, 주택담보대출 증권도 직접 매입해 20년 장기 분할 상환을 유도한다는 내용이다.
시장에선 오는 5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설이 확산되고 있다. 다음달 29일 임기가 만료되는 기존 금통위원들이 4월 마지막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다음달 13일 총선이 끝난 이후부터 기준금리 인하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하며 다음 5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도 ‘비둘기파’ 금통위원 선임 소식에 강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2.37포인트(0.62%) 상승한 1994.91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거래일 연속 코스피 주식을 순매도했던 외국인들도 1474억원 어치 순매수로 돌아섰다.
향후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하를 비롯해 통화완화 정책을 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경기부양효과가 있기 때문에 내수기업들 실적이 좋아질 수 있다. 수출기업도 금리 인하 여파로 원화값이 약세를 보이면 환율 효과가 발생하면서 수출 경쟁력이 높아진다.
물론 최근 외국인 자금 중에는 미국 달러 대비 원화값이 당분간 강세를 띨 것으로 보고 환차익을 얻기 위해 국내 주식을 매수한 경우도 적지 않다. 이달 들어 외국인의 국내 투자 대부분이 개별종목 매수가 아닌 15개 종목 이상 묶인 바스켓 형태의 매수로 이뤄졌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원화값이 향후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면 그동안 환차익을 노리고 들어왔던 자금이 대거 이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한요섭 KDB대우증권
[김혜순 기자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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