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수 십 조원에 이르는 사회간접자본(SOC) 공약을 내 놓았지만 정작 핵심 사업을 제외했다.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업은 공약집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은 부산과 밀양이 유치를 위해 혈전을 벌이고 있는 ‘영남권 신공항’ 사업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두 지역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기 때문에 공약에 반영했다가 표를 잃을 것을 우려한 결과다.
정치권 관계자는 “영남권 신공항은 세종시 만큼이나 정치적으로 뜨거운 이슈”라며 “두 지역 민심을 잘 못 건드리면 표를 잃을 수 있어 양당 모두 공약으로 내걸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 지역 맹주를 자처하는 새누리당 입장이 난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느 한 지역에 신공항을 유치하겠다고 공약할 경우 다른 지역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떨어질 수도 있을 만큼 영남권 신공항은 민감한 이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거가 끝난 후 영남권 신공항 이슈는 다시 불거질 수 밖에 없다. 국토교통부가 오는 6월께 신공항 입지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중요한 이슈인데 양당이 침묵하는 것은 오히려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 대선 공약 중 강원지역 1호 공약인 ‘춘천~속초 동서고속철도’ 사업도 공약집에 담지 않았다.
춘천~속초간 93.95㎞ 길이 철도노선에 2조2114억원을 들여 시속 250㎞의 전철을 달리도록 하는 사업으로 기존 경춘선과 이어져 서울에서 속초를 2시간에 주파할 수 있다. 춘천에서 속초까지는
강원지역 숙원사업으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약으로 나왔지만 새누리당은 이번 공약집에 담지 않아 의문이 제기된다. 반대로 더민주는 이 사업을 공약집에 담았다. 더민주는 최근 공개한 지역공약집에서 ‘동서고속철도를 조기에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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