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절주 대책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또 ‘급등’…실효성 논란

한국거래소의 품절주 이상급등 현상 관련 대책이 나온 지 불과 이틀 만에 품절주들이 동반 급등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거래소의 품절주 대책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증권가에 따르면 대표적인 품절주로 꼽히는 코데즈컴바인은 전일 종가와 같은 8만4000원에 이날 거래를 마쳤다.
종가만 보면 평이한 거래 흐름 같지만 장마감을 불과 20여분 앞둔 시점까지 코데즈컴바인은 7~10%대의 급등세를 보였다. 장 종료 15분여를 앞두고 대량 매물이 출회하기 시작하면서 상승폭 대부분을 반납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도 장중 3위로 올라섰다가 마감 직전 다시 4위 자리로 복귀했다.
전날에도 코데즈컴바인은 10%가 넘는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매출액 176억원, 영업적자 212억원의 코데즈컴바인과 매출액 5094억원, 영업이익 488억원의 중견 식품회사 동서의 현재 시가총액 차이는 불과 700억원 정도다.
코데즈컴바인은 대규모 감자와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대주주 지분과 채권자들의 출자전환 주식이 보호예수에 묶여 현재 유통주식수가 발행주식의 0.6%에 불과한 대표적인 품절주로 꼽힌다.
이날 급등한 품절주는 코데즈컴바인 뿐만 아니다. 팀스도 나흘 만에 다시 상한가를 찍었다. 천일고속은 11.87%, 신흥은 9.18% 뛰었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 22일 코데즈컴바인의 이상급등 현상과 관련한 품절주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거래소 발표 당일 코데즈컴바인은 -15.91%, 팀스 -14.75%, 천일고속 -5.32%, 신흥 -6.96% 등 품절주 주가가 곤두박질을 쳤다. 하지만 전날 코데즈컴바인의 주가가 다시 10%대 급등한 데 이어 이날 품절주가 일제히 급등세를 보이면서 이들의 주가 흐름은 거래소의 대책 발표 이전으로 돌아간 듯한 모습이었다.
거래소가 이틀 전 내놓은 품절주 대책의 골자는 대규모 감자로 인해 주식수가 급감하면서 유통주식수 비율이 코스피 1%, 코스닥 2% 미만일 경우 변경상장시에 매매거래를 정지시키고, 코스피 3%, 코스닥 5%의 유통주식수비율을 충족하면 거래정지를 해제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규정이 현재 시장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품절주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 품절주는 이미 변경 상장됐기 때문에 소급 적용되지 않고 향후에 등장할 품절주에게만 적용된다. 코데즈컴바인의 이상 급등에 대응해 마련한 대책이 정작 코데즈컴바인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또 거래소는 품절주 대책의 일환으로 단기과열종목 지정제도도 개선키로 했다. 이전에는 주가상승률, 거래회전율, 주가변동성 총 3개 요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됐지만 다음주부터는 1개 요건만 충족해도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되면 3거래일 동안 단일가 매매를 했지만 이 기간도 10일로 늘어난다.
일부에서는 단기과열완화장치가 주가 급등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보통의 상장사는 실시간으로 거래를 체결시키지만 단기과열 종목으로 지정되면 30분 동안 들어온 주문을 취합해 30분마다 일괄적으로 거래를 체결시킨다. 이처럼 매매 체결 시간을 고의로 지연시키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허매수를 통해 마치 주가가 오르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착시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다. 즉 9시 1분에 높은 가격으로 주문을 넣어 다른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유인한 뒤 29분에 주문을 취소하는 방식도 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천일고속은 이날 단기과열완화 장치가 이미 적용 중인 상황이었지만 다른 품절주들과 마찬가지로 동반 급등세를 시현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