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을 인수한 미래에셋증권이 사모펀드(PEF)를 통한 현대증권 인수전 참여를 검토중이다.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2파전 구도로 예상됐던 현대증권 인수전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현대증권 매각 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국내 PEF인 LK투자파트너스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인수전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LK투자파트너스는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자산전략팀장 출신으로 오랜 기간 채권 크레딧 부문에서 연구원으로 몸담아온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토종 사모펀드다.
LK투자파트너스는 현대증권 인수와 관련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외 금융사에 투자를 요청했다. 미래에셋증권을 포함한 3곳으로부터 ‘참여를 검토해 보겠다’는 답변을 얻었으나 아직 투자를 확정지은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 고위관계자는 “투자 제안을 받고 검토 중”이라면서도 “투자 여부에 대해 결정된 것은 아직 없다”고 말을 아꼈다.
지난해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설욕전으로 주목받아온 현대증권 인수전에 미래에셋증권이 발을 들이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질 전망이다. LK투자파트너스가 미래에셋증권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하고 여세를 몰아 현대증권 인수전에서도 승리할 경우 자기자본 5조8000억원 규모의 통합 미래에셋대우증권에 현대증권이 더해진 초대형 증권사가 탄생할 전망이다. 현재 현대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3조2000억원이다.
현대증권 인수전에는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외에 국내외 PEF인 파인스트리트, LK투자파트너스, 글로벌원자산운용, 홍콩계 액티스 등 총 6곳이 경쟁하고 있다. 지난 18일 예비실사를 끝냈으며 본입찰은 오는 25일로 잡혀있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2월 대우증권 본입찰에서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를 제치고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 18일 산업은행과 대우증권의 매각 가격을 2조3205억원(산은자산운용 포함시 2조3846억원)으로 확정해 가격조정합의서를 체결했다.
[노현 기자 /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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