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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들은 배당 증액, 감사 선임 문제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표 대결까지 갔으나 모두 부결되거나 자동폐기됐다. 상장사 주총이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열린 '떼주총' 상황에서 소액주주의 주총 출석과 표 결집이 쉽지 않은 탓이었다.
이날 연초부터 회사 측과 소액주주 측이 첨예하게 대립한 BYC 정기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이 불만을 쏟아냈다. 소액주주들은 이사회가 결정한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 850원에 강하게 문제 제기를 하며 이미 주당 4000원 배당을 주주제안 안건으로 올렸다. BYC 소액주주인 조신희 씨는 "BYC에 들어오는 현금이 건물 임대료까지 포함하면 300억원 정도는 될 텐데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나눠주는 금액은 연간 6억원 정도다. 30억원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액주주인 조상현 씨는 "BYC의 가장 큰 문제점은 경영투명성이다. 비상장 계열사에서 매출이 나와도 주주들이 알 수 없고 배당도 제대로 안 준다"고 항의했다. 그러나 표결 결과 배당 증액을 요구한 주주제안 건은 부결됐다. 또한 이사회가 제시한 감사위원회 안건이 통과되면서 주주들이 추천한 감사 선임 안건도 자동폐기됐다.
대한제당 주총에서도 감사 수를 줄이기로 한 정관 변경(이사회 제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키면서 소액주주들이 추천한 감사 선임 안건은 자동폐기됐다. 삼성중공업 주총에선 일부 소액주주들이 이사 보수한도 100억원에 항의하며 부진한 경영 성과를 감안해 31억원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정 안건이 표결까지 갔지만 결국 부결됐다. 앞서 14일 열린 포스코강판 주총에서도 주주제안으로 올라온 액면분할 안건이 부결됐다.
이처럼 올해 주총에서 주주제안이 모두 부결되는 한계점을 노출하자 소액주주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도록 하는 주총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전자투표나 서면결의 같이 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도울 수 있는 보완적 장치를 더 도입해야 하고 특정일에만 주총이 몰리지 않도록 대만처럼 주총일 쿼터제를 시행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제도뿐만 아니라 투자 문화 변화도 촉구했다. 송민경 한국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회사뿐만 아니라 주주들도 본인 의결권
특히 주총 사안을 참가자들 제청과 동의로만 끝나는 일본식 주총 진행 방식으론 주총에서 소액주주 목소리가 계속 묻힐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제림 기자 / 박은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