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부인에도 불구하고 집단대출 규제가 아파트뿐만 아니라 오피스텔로도 확산·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밀어내기 분양이 절정에 이르렀던 지난해에는 손 놓고 있던 은행권이 올해 시장이 위축되자 리스크 관리를 명분 삼아 대출 옥죄기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17일 주택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은행권에서는 아파트는 물론 오피스텔 중도금대출도 꽉 막혀 있다. 오피스텔도 아파트처럼 계약금·중도금·잔금을 입주 때까지 분납하게 되는데 많은 은행에서 대출을 거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주택업계 관계자는 "100% 계약이 끝난 오피스텔인데도 최근 은행 중도금대출을 거절 당했다"며 "다 팔린 곳도 집단대출을 안 해주면 사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하소연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형 시공사 몇 곳을 빼고는 시중은행 중도금대출 주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은행에서는 일단 대출을 거절하고 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심사 강화 주문을 은행권이 사실상 대출금지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집단대출 거절 확산은 주택시장에 불확실성과 위기감을 안겨주고 있다. '집값 폭락론'까지 고개를 들면서 연초 주택가격은 약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은행권 대출 거절이 비관론에 기름을 붓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일에 이어 17일 오전 관계기관 전문가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집단대출은 낮은 연체율 등을 고려할 때 금융기관의 대출태도 강화 기조가 완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근석 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장도 "집단대출이 원활하지 않아 주택 경기가 침체되고 있다는 주택건설업계 주장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택업계에서는 대출 규제 족쇄가 풀리지 않으면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국토교통부는 일단 금융위와 함께
최근 정책라인이 모두 새 인물로 바뀌면서 정책 대응능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다음달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부처 간 이견이 외부로 노출될 것을 염려해 국토부가 몸을 낮추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