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한국형 특허괴물'로 불리는 특허관리금융회사(NPE) 펀드의 첫 투자 사례가 나왔다. 지난해 6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1000억원 규모로 투자한 'KDB인프라 IP 캐피탈 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은 최근 KT와 국내 연구진의 차세대 미디어 기술인 '코덱(H.265)' 특허에 123억원을 투자한다고 산업은행과 KT가 15일 밝혔다.
NPE(Non Practicing Entity) 펀드는 기업이나 대학, 연구소 등이 보유한 특허에 직접 투자함으로써 사업자금을 지원하고 경쟁 업체의 특허 무단 사용으로 인한 피해를 막는 기능을 맡는다.
특허괴물에 맞서기 위한 일종의 특허천사다. 펀드는 123억원의 자금을 특허에 직접 투자해 표준특허 100여 건을 확보한다. 세계적인 특허 라이선싱(상품화) 대행기관인 MPEG-LA가 주관하는 국제 특허풀(Patent-Pool)에 참여함으로써 애플 등 전 세계 100여 개 기업으로부터 로열티 수익을 거두게 된다.
MPEG-LA는 1997년 설립된 통신·멀티미디어 분야 특허 상품화 대행 전문회사다. 이 회사는 특허 보유 업체에서 특허 라이선싱 권한을 부여받아 관리하고 관련 제품 판매 회사에서 로열티를 받아 특허 보유 업체에 분배한다. 특허천사의 첫 지원사격을 받게 된 H.265 특허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많게는 200억원가량의 로열티 수익이 예상된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동영상 압축표준기술은 H.264인데 이 기술은 지상파 DMB, 동영상 스트리밍(유튜브), IPTV, 스마트폰, 블루레이디스크 등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H.264를 잇는 차세대 기술인 H.265는 기존 기술 대비 압축효율이 2배 이상 높고, UHD TV 등 고효율 영상 압축·재생에 사용돼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성주영 산업은행 부행장은 "연간 61억7000만달러에 달하는 우리나라
■ <용어 설명>
▷ NPE(Non Practicing Entity) : 생산활동을 하지 않은 채 확보한 특허를 바탕으로 소송, 상품화 등 방식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단체. 소송 위주 사업 모델에서 수익 모델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정석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