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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원양자원 최대주주인 장화리 대표는 지난 10일 자사주 667만8000주를 장내 매도했다. 지난해 신주 상장으로 보호예수에 묶여 있던 지분이 지난 1월 말 보호예수기간이 만료되자 팔아치운 것이다. 이 바람에 최대주주 지분은 종전 14.54%에서 7.72%로 줄었다.
주가도 이달 들어 연일 하락하면서 지난 11일에는 2415원으로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16일 신고가(7420원)에 비해 3분의 1 토막이 난 것이다.
이 와중에 중국원양자원은 발행 가능한 주식 수를 1억주가량 늘리는 정관 변경안을 이달 말 개최되는 정기주주총회에 상정하기도 했다. 주주총회를 거쳐야 하는 유상증자 결의 권한도 이사회로 위임하는 안건도 올려놨다. 주식 수를 늘려 주주가치를 희석시키고 시장에서 유상증자마저 쉽게 만들겠다는 얘기다. 소액주주들이 최대주주 먹튀 논란을 끊임없이 제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중국원양자원은 2009년 상장 이래 한 해도 조용히 지나간 적이 없었다.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돼 투자자들에게 원성을 사기도 했고 2009년 상장 후 최대주주 지분이 54%에서 0.8%까지 급감했다가 다시 15%까지 늘렸다 되파는 등 비상식적인 거래가 이어졌다. 2014년에는 중국 당국의 송금 규제로 운영자금 송금이 지연되면서 대표이사 보유 지분 매각대금을 운영자금으로 충당하기도 했다.
주가도 널뛰기를 거듭해 2014년 한 해 동안 최고 1만4150원에서 최저 1120원까지 10배 넘게 극과 극을 달렸다.
국내 증시에 중국 기업이 처음 상장된 것은 2007년이지만 고섬 사태 이후 한국 증시에 상장한 다른 중국 기업들도 하나둘씩 무너졌다.
2012년 연합과기가 상장 요건 미흡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강제 퇴출됐고 2013년 1월 3노드디지탈에 이어 6월 중국식품포장이 자진 상폐에 나섰다. 국내 투자자들에게 '차이나 포비아(중국 공포)'까지 생겼다.
이런 이유로 중국 기업의 한국 증시 상장은 계속 난항을 겪었다. 지난 1월 말 중국 크리스탈신소재가 코스닥시장에 상장되면서 약 4년 반 만에 중국 기업이 국내 증시에 입성하는 분위기를 타고 있는데 또다시 중국원양자원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회계나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상장돼 투자자들과 법정 분쟁을 벌이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며 "이를 피하기 위해 최근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기업들로 눈을 돌리고 있다"
거래소가 성장성 높은 외국 기업을 국내 증시에 상장해 자본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으려 했지만 중국 기업 먹튀 논란 등에 휩싸이자 중국 대신 동남아 기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코스피에 입성한 인도네시아 한상기업 JS코퍼레이션이나 오는 6월 상장 예정인 LS전선 베트남 자회사 등이 이 같은 맥락이다.
[한예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