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13일 제20대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지역구 출마자들이 속속 확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에서도 후보자와 직·간접적으로 연이 있는 이른바 ‘정치 테마주’들이 극성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테마에 기댄 무분별한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거래소 역시 테마주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2000여개의 상장주식 가운데 정치 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은 약 1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4·13총선이 임박해지면서 온라인 각종 게시판에는 ‘정치 테마주’라는 키워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상대적으로 정치 영향력이 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등과 연고관계가 있는 ‘정치 테마주’에 대해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격히 쏠리고 있는 것이다.
사실 정치 테마주의 난무 현상은 선거를 앞두고 매번 반복되는 현상이다. 뚜렷한 호재가 없는 약세장 또는 횡보장의 경우 테마주들이 특정 요인에 편승해 급등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다만 정치테마주는 실적과 관계없이 근거조차 불분명한 기대감만으로 이상급등하기 때문에 선거일 전후로 폭락, 주가가 제자리를 찾는 것이 특징이다.
정치 테마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도 높아지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학연·혈연·지연·친분 등 정치인과의 각종 연고를 발굴하는 데 애쓰고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터무니없는 근거를 들어 테마로 엮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되는 우리들휴브레인의 경우 최대주주 이상호씨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치의였다는 이유만으로 테마로 묶였다. 이밖에도 회장이 힐러리 클린턴 미국 대선 후보와 악수를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힐러리 테마주’라고 분류돼 ‘미국 정치 테마주’로 이름을 올린 기업까지 이따금씩 등장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관련이 있는 종목으로는 유유제약과 엔케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우는 우리들휴브레인과 에이엔피, 바른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경우 안랩, 써니전자 등이 대표 정치 테마주로 꼽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최근에는 노원병에서 안 대표와 맞붙는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의 테마주로 삼보산업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번 총선 테마주는 비교적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고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대선에 비해 뚜렷한 정책적 기대감이 반영되는 것도 아니고, 올해 초 거래소 시장감시본부가 이상거래를 잡아내는
한 업계 관계자는 “기대감에 오른 주가는 이슈가 끝나면 거품이 꺼지기 마련”이라면서 “실적과 무관한 투자는 자칫 큰 손실을 낼 수 있기 때문에 테마주 내에서도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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