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여유로운 삶을 위해 상가주택을 소유하길 꿈꾸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문제는 수익성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리려 욕심 부리다 보니 수익을 낼 공간을 채워 넣어 정작 거주자 행복을 훼손한다는 점이다. 개성도 사라진 성냥갑 주택들이 양산되는 이유다.
지난해 여름 서울 서대문구 동교동 주택가에 들어선 ‘동교동 UFO(Urban Floating Object)’는 그런 시각에서 보면 참신하다. 지하 1층~지상 6층 상가주택이지만 디자인을 새롭게 해 건물 안에서 살거나 일하는 사람들은 물론 주변 이웃들까지 미소짓게 만든다. 뜻밖에도 경제적 이득까지 덤으로 돌아왔다.
건축주인 노부부는 자녀들이 출가하자 휑한 단독주택을 허물고 거주하면서 카페나 스튜디오, 다세대 임대주택 등으로 임대수익을 낼 수 있는 건물을 원했다. 그런데 6m 이면도로에서 좁게 면한 235.10㎡규모 필지는 안으로 들어가 넓어지는 비정형 구조가 약점이었다. 이렇게 불리한 여건에서 오히려 개성있는 디자인이란 기회의 문이 열렸다.
설계를 맡은 홍만식 리슈건축 소장은 “용적률과 건폐율을 최대한 살려 경제적 요건을 맞추면서도 거주자의 삶의방식(life style), 주변과의 관계 요소들을 찾아서 병치하면서 공존을 모색했다”고 말했다. 통상 맨 꼭대기층을 건축주가 차지하는 것과 달리 신혼부부 등을 겨냥해 독립된 임대형 복층(5~6층) 주택 3개를 배치했다. 각 집마다 별도 데크가 마련돼 ‘마당’효과가 난다. 이곳은 주변 전세가의 2배 수준에 시세가 형성돼 건축주가 건축비 대부분을 회수했다는 후문이다. 4층 주인집 공간도 서쪽 테라스 덕에 백만불짜리 서울 석양을 누릴 수 있다.
홍 소장은 “전통 한옥에서 마당이 주는 편안함과 여유로움을 현대적 건물에 되살리고 싶었다”며 “설계 때부터 어떤 공간을 살짝 열어 외부와 연결지을까, 주변 어떤 전망을 담을까가 핵심 고려사항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1층 오피스 측면도 살짝 기울어지게 만들어 다른 건물과 조응하는 모습은 건물명처럼 다소 낯설지만 매력 요소가 됐다. 그가 작업했던 청라 커낼큐브(상가)와 순천제일대 기숙사도 거주자나 소비자와 같은 직접 사용자와 행인 등 간접 사용자가 함께 누릴 수 있고 주변과 어우러진 공간으로 주목받았다.
홍만식 소장은 2013년 대한민국 신인건축사 대상 최우수상과 2014년 전라북도 건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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