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하라!" 요즘 TV에 자주 등장하는 광고 문구다. 얼핏 보면 직방 등 부동산 관련 광고로 착각할 수 있지만 자세히 보면 금융사 광고다. 바로 오는 14일 출시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처럼 ISA 시대 본격 개막을 앞두고 은행과 증권사들의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투자자들 역시 절세혜택에 대한 기대감에 ISA 가입을 고려 중 이지만 은행, 증권사 중 어떤 곳에 가입하는 것이 더 유리한 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상품 자체는 차별성이 없기 때문에 신탁형·일임형 등 자신의 투자성향에 알맞은 금융회사를 선택할 것을 권했다.
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달 14일부터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회사들이 일제히 ISA 판매를 시작한다. ISA는 투자자가 통장 하나만 개설하면 예금이나 적금, 주식,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까지 한 계좌로 통합 운영할 수 있어 일명 '만능 재테크 통장'이라고 불린다.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따른 수익구조 다변화도 장점이지만 IS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로는 무엇보다 절세 혜택이 크다는 점이다. 의무가입기간인 5년 동안 투자 운용으로 발생한 순이익 가운데 200~250만원까지는 비과세가 적용되고, 초과 수익 분은 9.9% 저율·분리과세 혜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출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은행·증권사 간 고객 확보 경쟁에 불이 붙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은행과 증권사가 제공하는 ISA 상품이 동일하기 때문에 차별성을 두기 어렵다고 말한다. 다만 신탁형과 일임형으로 나뉘는 ISA의 특성상 투자자의 성향에 따른 차별성은 둘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탁형은 투자자가 직접 ISA 계좌로 운용할 상품을 모두 지정해야하기 때문에 투자자 개인의 전문성이 수반 된다"면서 "일임형은 ISA에 담을 상품의 종류와 비중, 위험도 등의 선택권을 모두 위임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탁형과 일임형 모두 은행권이 증권사 대비 점유율 확보에 용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공되는 서비스가 일괄적인 데 반해 은행은 이미 로열티 높은 고객층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은행은 예적금이라는 가장 친숙한 금융상품과 두터운 고객층, 광범위한 지점망을 확보하고 있어 ISA 출시에 따른 수혜가 증권사 대비 클 것"이라면서 "증권사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은행권의 예적금 대비 높은 기대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는 온라인 비대면계좌개설권을 얻었지만 ISA는 여전히 은행 업계에 우호적"이라면서 "온라인 계좌 개설은 보안에 대한 검증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당 부분 시간이 필요하며, 편리성 외에도 가격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약점 때문에 증권사의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 또한 높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기존 주식투자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상품운용 경쟁력을 지닌 증권사들이 선전할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들은 결국 수익률이 얼마나 나오느냐에 집중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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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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