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매일경제신문이 1998년 4월 현 금통위 체제로 변경된 이래 역대 금통위원 38명(중복 임명 포함)을 전수 분석한 결과 금통위원 선임 과정에서 해가 바뀔수록 전문성이 중시됐다. 최종 학력은 박사가 16명으로 가장 많고 석사 18명, 학사 8명 순이었다. 특히 외국 석·박사 출신이 급증하는 추세다. 유일한 여성인 이성남 위원(2004~2008년)을 마지막으로 그 이후 학사 출신은 한 명도 없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4명, 인디애나대 2명 등 유명 대학원을 졸업한 금통위원이 상당수다.
대학으로는 서울대가 27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이어 연세대 5명, 고려대 3명 순이었다. 학과별로는 서울대 경제학과 11명과 서울대 경영학과 10명으로 그 비중이 55%에 달했다.
주요 경력별로는 교수 연구원 등 학계 출신이 15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관료 11명, 한은 10명 순이었다. 반면 일반 금융권 출신은 2명에 그쳤다. CEO로는 현 정순원 위원이 현대자동차 사장, 삼천리 사장, 로템 부회장 등을 역임해 첫 기업인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갖고는 있지만, 연구기관 경력이 더 길어 학계 출신으로 분류된다.
해가 바뀔수록 전문성은 높아졌지만 다양성은 부족한 편이다. 한은 내부에선 전문성도 전문성이지만 열정과 판단력이 중요하다는 분위기다. 한은 관계자는 "주요 대학 교수 출신인 한 전직 위원은 기대와 달리 막상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아 눈총을 받았다"고 말했다. 반면 박봉흠 전 위원(2006~2010년)은 기획예산처 장관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론자인 '비둘기파'라는 꼬리표를 달고 임기를 시작했지만 고정관념을 깨고 물가 안정을 위한 금리 동결 등을 주장해 균형감 있는 행보를 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남은 숙제는 전문성은 물론 열정, 판단력을 겸비한 위원을 어떻게 선발하느냐다. 한은 안팎에서는 금통위원이라는 명성과 적지 않은 급여 때문에 하고 싶은 사람들이 '청와대에서 한은까지 줄을 섰다'는 말이 나돈다. 벌써부터 전직 장관, 금융위원회 출신 공무원, 경제·금융 관련 학회장 출신 교수, 언론인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공직에서는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과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 고승범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학계에서는 김인철 성균관대 명예교수, 김정식 연세대 교수, 이지순 서울대 교수, 이상빈 한양대 교수, 박상용 연세대 교수 등 학회장 출신이 거론된다.
금통위원은 기본급 2억4160만원, 고정수당 2420만원, 복리후생비 700만원 등 2억6670만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고 사무실에 개인비서와 승용차도 나올 정도로 대우도 좋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급여가 많다 보니 금전적 보상을 바라고 자리를 희망하는 사람이 많다"며 "이로 인해 진정 필요한 인력이 못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급여를 절반 정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현재 금통위원 7명은 당연직인 한은 총재와 부총재를 빼고는 기획재정부 장관, 한은 총재, 금융위원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전국은행연합회장이 한 명씩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다. 사실상 판단은 대통령 몫이다. 미국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장과 부의장 등 이사 5인에 대해 상원 인준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고, 일본은 일본은행 정책위원인 총재와 부총재 2인, 심의위원 6인을 모두 참의원과 중의원 동의를 얻어 내각이 임명한다.
현재 글로벌 통화정책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대분열' 시대에 접어들고 있어 새 금통위원 임무는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앞서 2010년 대한상의가 2년간 추천을 하지 않으면서 총재와 부총재를 뺀 5명
[이상덕 기자 / 정의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