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해비치와 부동산투자 업계 등에 따르면 해비치와 NH손해보험 등은 이지스자산운용이 결성한 부동산 사모펀드를 통해 세계 최대 호텔그룹 스타우드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 중인 웨스틴 리조트 괌을 공동 인수하기로 했다. 1억2000만달러(약 1500억원)에 달하는 인수대금 중 약 1000억원은 NH손해보험과 해비치, 이지스자산운용 등이 나눠 출자하고 나머지 약 500억원은 국내 금융사 대출 등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해비치는 지난달 24일 이사회를 열고 웨스틴 리조트 괌을 인수하기 위해 조성되는 펀드에 71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펀드 앵커(주축) 투자자로 나선 NH손해보험도 최근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8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확정했다. 투자자들은 연 7% 안팎 투자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
웨스틴 리조트 괌을 관리해온 스타우드그룹이 당분간 운영을 계속 맡을 예정인 가운데 인수 후 대대적인 리노베이션 계획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호텔은 럭셔리 스위트룸 20개, 스페셜룸 36개, 스탠더드룸 376개 등 총 432개 객실로 구성돼 있다. 21층 높이에 연면적은 6만5000㎡에 달한다. 투몬 비치, 괌 시내 등 주요 관광지와 인접해 있어 일본 한국 중국 등지에서 온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고급 호텔이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기관 관계자는 "20년 이상 안정적으로 운영된 호텔이란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한국 내 호텔 투자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수익률은 오히려 높다는 점을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동안 주 투숙객인 일본인 관광객뿐 아니라 최근 한국인·중국인 관광객도 늘고 있어 수요 확대 측면에서도 전망이 밝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인수는 현대차그룹 계열 해비치가 처음으로 국외 호텔에 투자한다는 점에서도 이목이 집중된다. 벌써부터 관련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차그룹이 호텔사업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란 해석이 분분하다.
부동산투자 업계 관계자는 "해비치가 이번에 괌 호텔에 투자한 것은 글로벌 호텔 체인 운영 노하우를 쌓아 국내 호텔사업 확대에 활용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투자를 통한 지분 확대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서울 삼성동 옛 한국전력 용지에 2021년까지 105층짜리 신사옥과 함께 별도로 호텔 업무동을 건립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정몽구 회장이 호텔사업 강화 차원에서 신사옥 건립 시 최고급 호텔을 세울 것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앞서 지난해 4월에는 현대차가 보유 중인 경기도 화성 롤링힐스호텔을 현물출자해 지분 41.9%를 확보하면서 해비치호텔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현대차 외에도 정 회장(4.65%)과 정성이, 정명이, 정윤이 씨 등 정 회장 슬하 3녀가 각각 3.87%씩 총 16.2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강두순 기자 /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