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도담동 현대힐스테이트(도램마을15단지) 전용면적 84㎡는 얼마전 3억2000만원에 전세 계약됐다. 지난 2014년 초 입주한 이 아파트 분양가(3억원 안팎)를 뛰어넘은 것이다. 인근 A부동산 관계자는 “입주 3년차 아파트 전세금이 분양가만큼 오른 것은 이례적”이라며 “청사 주변에 입주 가능한 전셋집이 거의 없어 전세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새 아파트 공급이 쏟아지고 있는 세종시에서 전세금이 분양가를 추월한 아파트가 등장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파트 공급이 수요를 압도하면서 전세 가격이 급락해 ‘반값 전세’라는 말도 나왔지만 정부부처 이전 4년차에 접어들자 일부 지역은 전세금이 분양가를 제치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세종시 아름동(1-2생활권)과 종촌동(1-3생활권), 도담동(1-4생활권) 등 일부 새 아파트 전세금이 분양가를 넘어섰다. 가장 큰 이유는 이달까지 국민안전처와 인사혁신처, 정부청사관리소 등 4개 기관 1580여명이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전세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 건설 1단계 사업이 끝나면서 세종시에서도 집값이 비싼 곳과 그렇지 않은 곳등 옥석이 가려지기 시작한 것도 요인으로 분석된다. 정부종합청사가 모여있는 어진동(1-5생활권)에서 가까운 도담동은 청사까지 걸어서 출퇴근이 가능하고 상권이 제법 발달돼 있는데다 간선급행버스(BRT)노선 등 기반시설이 잘 구축돼 있고, 아름동은 중심 상가에 학원들이 대거 둥지를 틀면서 세종맘들 사이에서 세종시의 대치동이라 불릴 정도로 학원가가 형성돼 있어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1생활권 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대전 등 외지에서 이사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전세 물량이 부족한 가운데 연초부터 공무원 이사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리면서 매매가에 육박한 전세금 계약 사례가 나왔다”며 “백화점 등 중심상업지역 인근 다정동(2-1생활권), 새롬동(2-2생활권) 아파트가 내년부터 입주하면 전세금이 다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세종시 입주 아파트는 2014년 1만4387가구, 2015년 1만7381가구 등 매년 1만가구 넘게 나왔지만 올해는 7343가구로 절반 정도로 줄어든다. 세종시 아파트 3.3㎡당 평균 전세금은 2014년 상반기 357만원에 그쳤지만 이후 꾸준히 올라 지난달 말 기준 463만원까지 올랐다. 특히 생활 인프라스트럭처가 상대적으로 잘 발달된 청사 주변 1생활권은 올해부터 입주 아파트가 없는데다 전셋집 부족으로 전세금이 강세를 보이
다만 세종시 전세금 시세는 당분간 유동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세종시는 대전·충청지역 인구를 빨아들이며 전국에서 인구 유입폭이 큰 지역이지만 더이상 수도권에서 내려갈 공무원은 제한적인데다 다른 한편으로 당장 내년 다시 1만3000여가구가 집들이에 들어갈 예정이어서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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