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 해외주식투자전용 펀드가 7년 만에 부활하면서 ‘제2 해외펀드 붐’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7년 6월 1차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 이후 1년 동안 36조원의 막대한 자금이 해외펀드로 몰렸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해외펀드에 투자했던 상당수가 아픈 경험을 갖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자금유입 규모가 당시보다 적은 10조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요 산업이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어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서 벗어나기 힘들고 예금금리는 1%대 중반까지 내려온 상황이어서 이제 해외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비과세 해외펀드를 활용할 때 투자자들이 유념해야 할 5가지 팁(Tip)을 정리해봤다.
1. ‘몰빵’ 투자는 금물! 지역 분산하라
전문가들은 지난 2009년 이후 7년만에 부활한 비과세 해외주식펀드의 핵심 키워드로 ‘분산투자’를 꼽았다. 1차 해외펀드 비과세 기간이던 2007년 중국투자 열풍이 불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에 중국·홍콩 증시가 고점 대비 60% 이상 급락해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봤다. 조성호 삼성자산운용 상품개발팀장은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지금 어느 지역이 좋다고 몰빵해서는 안된다”며 “다양한 지역 펀드를 가입해 리스크를 분산할 것인지, 이미 분산돼 있는 글로벌 투자 펀드에 가입할지는 투자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비과세펀드의 특정 지역 쏠림을 집중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금감원 자산운용국 관계자는 “올해 감독의 핵심은 특정 지역이나 자산 등으로의 쏠림을 막는 것”이라며 “신설되는 비과세해외주식전용 펀드의 쏠림이 나타나는지 자세히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정 국가로 자금이 쏠릴 경우 투자자 손실이 일시에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쏠림이 나타날 경우 신상품 등록 시기 조절 등의 방법으로 분산투자 유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 신흥국보단 선진국 비중 높여라
10년간 비과세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이미 검증된 펀드에 장기투자 하는 것이 필요하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주식 펀드 중 최근 5년간 우수한 흐름을 보여준 펀드는 대부분 선진국 펀드였다. 지역별 최근 5년 평균수익률은 북미 50.6%, 일본 36.8%, 유럽 27.1%인 반면 브릭스 -30.2%, 러시아 -49.1% 등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개별펀드의 성적을 살펴보면 ‘한화글로벌헬스케어’가 88.0%로 가장 좋고 ‘AB미국그로스’(75.8%), ‘피델리티유럽’(60.8%)로 뒤를 이었다.
하성호 KB자산운용 상품전략실장은 “당분간 선진국에 더 비중을 주는 반면 중국과 신흥시증은 다소 비중을 줄인 뒤 시장 흐름을 보고 변화를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3.내년말까지 포트폴리오 계속 바꿔라
해외주식펀드는 내년말까지 3000만원 한도 내에서 다양한 펀드를 사고 팔수 있다. 예를 들어 2017년 12월 31일까지는 A,B,C 펀드에 각각 1000만원씩 투자했는데 C펀드의 수익률이 좋지 않아 전액 환매했다면 새로운 펀드에 1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2018년 이후에는 환매한 금액만큼 비과세 한도가 줄어든다.
조 팀장은 “환매수수료가 없는 펀드도 많이 있으니 내년말까지는 다양한 펀드에 투자해보면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4.서두르지 말고 조정때 분할 가입하라
비과세 혜택을 최대로 누리기 위해 가입 계좌의 한도를 반드시 3000만원까지 설정할 것을 전문가들은 주문한다. 다만 투자 시점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 여전히 중국 경기둔화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G2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일부만 자금을 집행하고 향후 증시가 떨어질 때마다 조금씩 분할매수하는 게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다.
비과세 해외펀드의 또 한가지 장점은 가입자격 제한이 없다는 점이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여유 있는 분들은 증여 목적으로 자녀나 손자 이름으로 300만원, 500만원 씩 가입한다면 교육적인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5. 주가만큼 환율도 꼼꼼히 체크하라
해외펀드에 투자할 때 지수 전망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환율이다. 주식 매매에서 10% 수익이 났다고 하더라도 환에서 10% 손실이 나면 이익은 제로다. 실제 2009년 1월 달러당 원화값은 1500원이었지만 2년 반 뒤인 2011년7월에는 1050원까지
이번에 도입된 비과세 해외주식펀드는 2007년과 달리 환차익에 대해서도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미국 기준금리 추가 인상 기대로 달러화 강세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환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를 투자한다면 주식 매매차익 못지 않은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최재원 기자 /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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