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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장 마감 이후 진행된 삼성SDI 보유 삼성물산 지분 369만5000주에 대한 블록딜 주당 매각가는 할인율 없이 전날 삼성물산 종가인 15만3000원으로 결정됐다. 매각 규모는 총 5653억원이다. 통상 블록딜은 대규모 물량 처분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해 종가 대비 일정 비율을 할인한 가격에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일이다.
삼성SDI는 앞서 전날 보유 삼성물산 지분 500만주 중 130만5000주를 이재용 부회장에게 매각하고 나머지 369만5000주를 블록딜로 매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순환출자 관련 삼성SDI 보유 삼성물산 지분 2.1%를 처분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블록딜 전에 2000억원을 삼성물산 지분 0.7%에 투자해 '지주사 삼성물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탓에 블록딜이 흥행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블록딜 수요조사 과정에서 그룹 계열사인 삼성생명공익재단이 3000억원 규모 핵심 투자자로 참여해 196만주를 소화하며 실제 시장에 풀린 물량은 173만5000주에 불과했다.
기관투자가들이 해당 물량 확보를 위해 주문을 쏟아내 블록딜 경쟁률이 10배를 넘었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삼성SDI는 삼성물산 주가 안정을 위해 이번 지분 매각 이후 잔여 보유 삼성물산 지분 404만주에 대해 향후 90일간 처분제한조항(록업)을 걸어놨다.
이 부회장과 그룹 계열사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삼성SDI 보유 삼성물산 지분 중 상당수를 사들이며 삼성물산 대주주 지분율은 커다란 변동이 없다.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물산 대주주 지분율은 기존 39.88%에서 38.97%로 1%포인트 남짓 내려간다. 반면 대주주 중 오너 일가 지분 비중은 올라간다. 이날 기준 오너 일가 삼성물산 지분율은 이재용(17.08%) 이건희(2.84%) 이부진(5.47%) 이서현(5.47%) 등 총 30.86%로 기존
김한이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준비 단계로 삼성물산 시가총액 극대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배구조 핵심 수혜주인 삼성물산 주가 상승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방증하듯 삼성물산 주가는 이날 전일 대비 2.61% 급등한 15만7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