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금융당국의 공공금융기관 성과주의 도입 지침에 따라 현행 호봉제를 폐지하고 최하위 직급을 제외한 4급(과장급) 이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성과연봉제를 적용받는 직원은 기존 10%에서 70%까지 늘어나게 된다.
성과연봉 비중은 내년까지 전체 연봉의 30% 이상으로 확대한다. 3급 부지점장 이상은 바로 30%를 적용하며, 3급 팀장 및 4급 이하 직원들은 올해 중 20%, 내년에는 30%로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한다. 개인의 성과 평가에 따라 최고 등급을 받은 직원과 최저 등급을 받은 직원의 성과연봉은 두 배 이상 차이가 나게 된다.
성과 평가에 따라 최고·최저등급 직원의 기본연봉 인상률 격차도 평균 3%포인트 이상 나도록 했다. 또 직무 분석을 통해 각 직급 내 최소 3개 이상의 직무급을 도입해 같은 직급이라도 실질적으로 맡은 직무에 따라 연봉에 차이가 생기게 된다.
기업은행은 5월 말까지 부서 간 협의 및 의견 수렴을 거쳐 성과연봉제 개선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후 개선안에 대한 노사 간 합의를 거쳐 올 하반기 안에 이사회에서 규정을 확정하는 것이 목표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다른 국책은행들도 성과연봉제 세부규정 마련에 고심 중이다. 산업은행은 이미 금융당국의 요구 수준을 대부분 만족시키고 있기 때문에 컨설팅을 통해 일부 개선 방안만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은은 현재 5~6급(사원급) 포함 전 직원에게 성과연봉제를 적용 중이며, 성과연봉 비중도 30% 이상이다. '수출입은행은 1급(부서장급) 이상 직원에게는 금융위가 요구하는 성과연봉제 기준이 이미 적용되고 있으나, 하위 직급에는 아직 적용되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사항을 노조와 협의를 통해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민간 시중은행들은 국책은행의 성과주의 도입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향후 도입 방안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책은행들이 성과주의를 도입하기 시작하면 시중은행들의 성과주의 도입에 대한 압박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가장 먼저 시범 사례가 된 기업은행의 성공 여부가 향후 성과주의 확산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책은행 성과주의 도입을 계기로 임 위원장이 지난해 말 강조했던 이른바 '거친 개혁'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25일 민간 중심의 심의·자문기구로 출범한 금융개혁추진위원회 1차 회의를 열고 2단계 금융개혁 방향과 추진 일정을 논의했다. 특히 금융위는 성과 중심 문화를 보수, 평가, 교육, 인사 외에 영업 방식에도 적용하되 금융 공공기관이 모범사례를 제시해 민간 금융권으로 확산키로 했다.
임 위원장은 '위기를 알고 대비하면 살고, 위기에 둔감해 안주하면
금융위는 미래 전망에 기초한 규제 개편 전략을 마련하고 '금융규제 프리존'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청사진도 이날 내놓았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