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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위츠 대표 |
주주명부 열람 후 외국계 펀드들을 비롯한 주요 주주들과 접촉하고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SC펀더멘털은 1980년대 설립된 미국 뉴욕 소재 헤지펀드로 약 1조원대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미국 월가에서는 저평가 가치주 투자 전략으로 잘 알려진 펀드로 1990년 이후 연평균 12%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내고 있다. 데이비드 아이혼 그린라이트캐피털 창업자, 스콧 보머 SAB캐피털 창업자, 커티스 맥유엔 아이보리캐피털 창업자 등 거물급 헤지펀드 매니저를 배출한 사관학교로 불리기도 한다. 2000년대 초반 한국 시장에 투자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GS홈쇼핑을 포함해 1000억원 이상 국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SC펀더멘털은 한국 기업들의 주가가 글로벌 동종기업(Global Peer Group) 대비 저평가된 이유로 주주환원 인식이 낮다는 점을 꼽았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데이비드 허위츠 SC펀더멘털 대표는 "한국 상장사 가운데 시가총액이 현금 보유액보다 적은 곳도 있다"며 "이들 기업은 과도한 현금 보유보다는 주주환원을 통해 시장 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때 30만원을 넘어섰던 GS홈쇼핑 주가가 17만원대까지 떨어진 것도 지나치게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TV홈쇼핑 사업 특성상 신규 설비 투자 등에 자금이 많이 소요되지 않는다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외국인 투자자들도 낮은 배당률을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타이 후이 JP모건자산운용 아시아 수석 시장전략가는 "한국 시장 배당률은 다른 이머징이나 아시아 국가와 비교해도 낮은 편"이라며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동종 업종이라면 한국 기업보다 연 3~4% 배당수익을 더 얻을 수 있는 싱가포르나 대만 기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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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주환원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올해부턴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기업들에 적극적 배당을 요구하기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주총장에서 대주주와 기관투자가 간 표 대결을 하는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주환원을 강화하려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기업들이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기업 지배구조에 문제의식을 가지면서 주주 이익을 대변할 이사 선임을 요구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 <용어 설명>
▷ 행동주의 헤지펀드 : 대개 5% 미만 의결권을 확보하고 기업에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해 주주 가치를 높이고 수익을 내는 전략을 사용하는 헤지펀드를 말한다.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하며 소송을 제기했던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대표적 행동주의 헤지펀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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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펀더멘털 뉴욕 본사 전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