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임형 ISA는 가입자가 일일이 금융상품을 골라 편입하는 신탁형 ISA와 달리 가입자가 금융사에 자산 운용권을 위탁하고 금융사가 알아서 편입 상품을 골라 운용하게 되는 상품이다. 신탁형 ISA에는 예·적금 등 원금보장형 상품이 주로 담겨 은행 간 차이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투자일임형 ISA에는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처럼 원금이 보장되지 않거나 수익추구형 상품이 주로 담길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금융사 투자 실력에 따라 고객 수익률이 크게 달라지게 된다.
신한은행은 14일 일임형 ISA 허용이 발표되자마자 고객 상황에 맞는 맞춤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 관련 부서가 모여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신한은행은 이미 ISA 가입 예약 고객에게 자동차까지 경품으로 내걸면서 고객 유치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예·적금 상품 구성은 비슷하기 때문에 결국 수익형 투자상품 매력도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본다"며 "예를 들어 주가연계증권(ELS)은 현재는 3년, 5년 등 만기가 정해져 있는데 고객 상황에 맞게 3·6개월 단위로 만기를 세분하는 등 상품 구조를 다양화하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도 지난해 8월 초 ISA 정부안 발표와 동시에 대응전략 수립을 위한 특별조직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국민은행은 ISA 가입자가 적금 상품인 'KB국민프리미엄적금'에 가입하면 0.6~0.9%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행사를 실시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고 수준의 전문가 상담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도 일임형 ISA 상품을 내놓기 위해 전면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조만간 금융당국에 투자일임업 허가를 신청하고 직원 교육에 나설 예정이다. KEB하나은행은 3월 한 달간 ISA에 가입하고 하나멤버스를 설치한 고객을 대상으로 하나머니 3000포인트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실시한다.
우리은행은 ISA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산관리 부문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일반 고객을 많이 상대하는 예금팀 팀장을 자산관리 전문가들로 임명하고 전문연수를 통해 역량을 높이기로 했다. 또 ISA 가입 사전예약을 하면 최대 0.5%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 상품을 출시했다.
ISA 출시를 한 달 앞두고 예상보다 빨리 투자일임업이 허용됨에 따라 당황하고 있는 은행도 많다. 농협은행은 구체적인 대응 방침을 수립하기 위해 관련 부서 간 업무 범위와 이해 상충 문제, 전산 개발 등 기본사항을 검토하는 단계다.
[정지성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