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기간동안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면서 재테크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안전한 예금에 묶어두자니 예금금리가 1%대에 불과하고 주식시장도 변동성이 심해 어떻게 투자해야 할 지 막막하다.
발빠른 투자자들은 이미 연초부터 국내주식형 펀드에 자금을 집어넣고 투자 기회를 잡았다. 새해 들어 코스피지수가 1900선 아래로 떨어지자 “이제는 펀드에 투자할 때”라고 생각한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5일부터 이달 2일까지 연속으로 국내주식형 펀드(공모·사모 펀드, ETF 제외)에 자금이 들어오면서 총 1조1087억원이 순유입됐다.
펀드 성적표를 보면 연초에도 바이오·헬스케어와 중소형주 펀드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으로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가장 좋은 펀드(설정액 100억원 이상·A클래스 기준)는 ‘동부바이오헬스케어 펀드1’였다. 새해 들어서만 벌써 8.99%를 기록 중이다.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 펀드1’도 5.2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IBK중소형주코리아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 4.46%를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주춤했던 대형 펀드들에도 자금이 회귀하는 모습이다. 새해 들어 ‘신영밸류고배당펀드’에만 1249억원이 몰렸고, ‘한국투자네비게이터 펀드’에도 792억원이 신규 유입됐다. 지난해 펀드 업계에서 화제를 몰고 다녔던 ‘메리츠코리아 펀드’에도 413억원이 새로 들어왔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지수가 크게 하락하면 그때가 펀드 투자 최적기”라면서 “지난해 성적이 안 좋았던 펀드들도 다시 살펴볼 만 하다”고 조언했다.
또 주식시장 변동성이 지난해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도 노려볼 만 하다.
지수 움직임을 추종하는 ETF 특성상 변동성이 작으면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제로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ETF에만 1조5846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특히 연초부터 새로운 상품 출시에 보수 인하 움직임까지 나오고 있어 ETF에 다시 주목할 만 하다. KB자산운용은 지난 2일 국내에서 최초로 자문형 ETF를 선보였다. KB자산운용이 가치주 투자에 특화된 V&S자산운용과 손잡고 ‘KStar V&S 셀렉트밸류 ETF’를 상장한 것이다. 코스피에 상장된 가치주 뿐만 아니라 코스닥에 상장된 종목, 기업공개(IPO) 등 이벤트를 함께 적용해 ETF지만 액티브펀드 효과도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ETF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자산운용은 운용보수를 인하로 대응하고 나섰다. 액티브펀드에 비해 ETF는 수수료가 저렴한 것이 장점인데 이를 더 낮춘 것이다. KODEX200 ETF 보수는 이날부터 기존 연 0.26%에서 0.15%로 낮아졌다. 이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200 ETF는 0.09%, KB자산운용의 KStar200 ETFsms 0.07%로 업계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수수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는 해외 주식형 펀드에도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이달 말 새롭게 도입되는 ‘해외주식 전용투자 펀드’에 투자하면 매매·평가차익은 물론 환차익에도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시행됐던 비과세 제도는 환차익에 대해서는 과세했지만 이번 제도는 진일보했다.
이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는 투자자는 우선 이달 말 전용계좌를 새로 개설해야 한다. 기존 계좌로 투자하는 것은 비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계좌를 열었다면 해외 주식에 60% 이상을 투자하는 펀드를 골라 가입하면 된다. 다만 가입이 가능한 기간은 2017년 12월 31일까지다. 비과세 혜택은 펀드 가입 시점으로부터 10년 간 유지된다. ISA를 활용한 비과세 혜택도 노려볼 수 있다. IS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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