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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대체로 이번 유상증자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지만 이번 유증에 따른 주가 하락 리스크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어 투자에 주의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삼성엔지니어링은 3일 유상증자 신주(1억5600만주) 발행가액을 주당 8110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엔지니어링의 이번 유상증자 규모는 약 1조2651억원에 달하게 됐다.
시가총액을 네배 가까이 부풀리는 유증에도 삼성그룹의 삼성엔지니어링 살리기 카드는 유효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 유증에서 미청약분이 발생할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재로 최대 3000억원까지 일반 공모청약에 참여하겠다고 밝히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는 현재 발행주식 총수의 390.0%에 해당하는 물량이 추가로 상장돼 기존 주식 가치가 희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구주주들은 청약일인 오는 11~12일 이틀간 1주당 3.3751657주까지 배정받을 권리가 있지만 유상증자에 참여 여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 4500억원 가량의 삼성엔지니어링이 1조7000억이 웃도는 수준으로 커질 경우 기존 보유주식의 가치는 급격히 낮아지고 유동성 확보에 따른 주가 등락폭은 더욱 확대된다.
이런 이유로 주주들은 일정 부분 리스크를 감수하고 신주를 배정 받을지, 기존 보유 주식을 매도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3분기 1조5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후 자본잠식이 들어갔기 때문에 유상증자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면서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라 자력 회생은 가능할 전망이지만 과도한 증자 주식수로 인해 기존 주주의 유증 참여 비율은 낮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우리사주, 구주주들에게 배정되지 않은 실권주를 사들인 일반 투자자들이 신주 상장 예정일을 전후로 대량 매도할 경우 주가가 모집가액보다 밑으로 내려앉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만 현 주가 수준으로는 일반 공모마저 청약 미달되는 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청약분이 일반공모 물량으로 나올 경우 이 부회장의 자금이 유입될 예정이고, 현 주가 대비 할인율이 높기 때문에 일반 공모에서는 상당 부분 인기를 끌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현재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1만1100원대에 형성하고 있어 신주 발행 예정가인 8110원을 크게 웃돌고 있다. 때문에 오는 11~12일까지 주가가 급락하지 않는 한 구주주들이 청약을 아예 포기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앞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유증 이후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심리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연간 영업적자 추정치로 1조4560억원을 내놨다. 이는 지난해 3분기 1조5127억원 가량의 손실을 기록한 이후 4분기 영업이익이 소폭 흑자로 돌아섰다는 얘기다.
올해 연간 매출액은 7조600억원, 영업이익은 2280억원의 경영전망을 제시했다. 이는 올해 흑자로 전환할 예정이지만 업황 부진은 지속돼 실적 회복이 다소 더디게 이뤄질 수 있음을 반
이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영업정상화 정도에 따라 기업가치는 변화하겠으나 최근 유가 하락에 따른 글로벌 플랜트 시장 위축으로 빠른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현재 유상증자 성공 가능성이 높게 점쳐짐에도 불구하고 주당 가치가 크게 희석될 것으로 예상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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