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 관계자는 "동아원이 워크아웃에 들어갈 때부터 M&A를 추진해왔다"며 "기존 식품 계열사와 연계되는 식품 원자재 기업이 매물로 나오면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조그룹은 기존 식품 계열사인 사조산업과 사조오양, 사조해표, 사조대림, 사조씨푸드, 사조남부햄 등에 밀가루 수요가 많아 한국제분 인수가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에서는 사조그룹이 향후 라면과 국수 등 면류와 제빵 사업에 진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14년 기준 동아원과 한국제분 밀가루 생산량은 연간 45만6000t(4000억원)으로 전체 제분 시장(연간 180만t·1조5000억원)에서 점유율 24%를 차지한다. 사조대림 어묵과 만두, 사조해표 고추장 등 장류에 소요될 밀가루량 2만5000t(200억원)에 비해 20배를 넘는 규모여서 제빵·면류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동아원 사료사업 생산량은 연간 45만t(2000억원)으로 전체 사료 시장(연간 1870만t)에서 점유율이 2.9%에 불과하지만 사조그룹 기존 사료 업체인 사조바이오피드, 양돈 축산 업체인 사조농산·청림축산·동화농산, 닭·오리 사육 업체인 사조팜스와 연계된다.
사조그룹이 인수한 '전두환 전 대통령 사돈 기업'인 동아원그룹은 지난해 11월 유동성 위기에 빠져 그룹 경영권을 내놓았다. 동아원은 당시 만기가 임박한 회사채 상환 자금을 먼저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회사 측 요구를 인수 후보자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결국 채권단 공동관리(워크아웃)에 들어갔다.
1971년 참치잡이 배 한 척으로 시작한 사조그룹은 그동안 공격적인 M&A를 통해 규모를 키워온 그룹이다. 식품과 축산 사업뿐만 아니라 골프장 등 계열사 31개를 두고 있으며 2014년 그룹 전체 매출액 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식품 사업 분야는 2004년 9월 신동방(현 사조해표), 2006년 12월 대림수산(사조대림), 2007년 6월 오양수산(사조오양), 2010년 7월 남부햄(사조남부햄), 2010년 9월 옹가네 장류 사업부문 등을 인수하면서 영역을 확장해왔다.
2002년 11월에 동서울 골프클럽(현 캐슬렉스 골프클럽)을 인수한 데 이어 2004년 2월 캐슬렉스 제주 골프장을 인수해 레저 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사조그룹은 사업 확장을 위해 과감한 M&A 전략을 주로 사용해왔다. 자문사를 선정해 프로세스를 밟아가며 경쟁입찰에 참여하는 전형적인 M&A가 아니라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해 수의계약으로 대상을 사들이는 식이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종합식품기업을 꿈꾸는 사조 입장에서는 빠르게 규모를 확장하기 위해 M&A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다"며 "사조그룹은 1990년 후반부터 사조해표, 사조대림 등을 인수하는 등 M&A 전략을 통한 사업 다각화로 취약점을 보완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조그룹의 M&A 행보는 계속 진행될 전망이다.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장남인 주지홍 사조그룹 식품총괄본부장(39)이 최근 상무로 승진하면서 식품 부문 확대에 힘이 실리고 있다.
주 상무는 연세대와 미국 일리노이대 경제학 석사 과정, 미시간대 경영대학원
[전지현 기자 / 김효혜 기자 /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