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기계 사업부 매각을 진행중인 두산인프라코어가 우선협상대상자를 SC 프라이빗에쿼티(스탠다드차타드 PE)에서 MBK파트너스로 갈아탔다.
1일 두산인프라코어는 “공작기계 매각과 관련해 MBK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기로 합의하고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했다”며 “앞으로 MBK파트너스와 본계약 체결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두산 측이 유동성 위기를 차단하기 위해 신속하게 실탄을 채워야 한다고 본 것. 이에 따라 매각 작업에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지만 당초 두산 측이 매각 대금으로 받기로 한 돈은 1000~18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MBK파트너스는 이달말까지 한달간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MBK 측은 충분한 실사 과정을 거쳐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당초 지난해 12월 SC PE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SC PE는 본입찰서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금액(1조1800억원) 보다 많은 1조3600억원을 써냈지만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았다. 이에 SC PE는 운용자산 규모가 19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사모펀드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를 공동 인수자로 끌어들였다.
하지만 SC PE는 인수 주도권 등을 놓고 두산과 신경전을 벌이는 등 한달이 넘도록 자금 계획을 마무리 짓지 못했고 우선협상권 자격마저 박탈당했다.
양측은 실사 과정에서부터 불협 화음을 일으킨 것으로 전해졌다. SC PE가 두산인프라코어 자산가치 등을 문제 삼으며 제시했던 금액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했고, 두산 측이 이에 반발하며 본계약이 계속 미뤄졌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주말 차순위 협상자였던 MBK파트너스측과 협상해 합의점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가는 본입찰 당시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1조1800억원 보다는 높지만 SC PE가 제시한 1조3600억원 보단 낮아질 전망이다. IB관계자는 “협상과정에서 MBK파트너스는 처음에 제시한 가격 보다는 인수가를 높일 가능성이 크지만 인상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이미 칼자루가 MBK파트너스측으로 넘어온 상황이어서 애초 두산인프라코어측의 기대 수준인 1조5000억원 수준에는 못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두산인프라코어 입장에서는 이에 대해 선택의 여지가 적을 것이란 해석이 많다.
이날 두산 관계자는 “매각 금액의 높고 낮음이 아니라 매각 대금을 제때에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였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도 “두산인프라코어가 SC PE에 비해 자금여력이 좋다고 판단한 MBK파트너스를 새로운 우선협상자로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작기계 부문 연 매출은 1조3240억원(2014년 기준)으로 두산인프라코어 매출 비중 18%를 차지한다.
회사가 어려운 중에도 꾸준히 10%대 영업이익률을 올려 알짜 사업부로 평가받는다. 두산 측은 공작기계 매각 대금을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두산그룹 고위 관계자는 “올해 최대 목표는 두산인프라코어 (분기 순이익) 흑자전환”이라며 “매각 건을 꼭 성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MBK파트너스는 거래금액
MBK파트너스 3호 펀드는 결성액만 약 3조원에 달하는 대형펀드로 지난해 마무리된 홈플러스 인수 정도에만 투자해 자금여력이 넉넉하다.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 / 김정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