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1일 브리핑에서 지난해 국제설계공모로 선정된 건축가 위니 마스(네덜란드) 계획안에 시민들 아이디어 등을 반영해 기본설계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시는 올해 3~12월 교량 보강공사를 진행하고 동시에 4월부터 설비공사에 들어가 내년 4월 공원을 완공할 계획이다. 예산은 올해 545억원 등 2018년까지 총 1469억원이 투입된다.
이날 공개된 기본설계안에 따르면 서울역 고가는 수목 49과 186종이 계절에 따라 다양한 색채를 연출하는 보행교 겸 공원으로 바뀐다.
고가 위에는 조경과 휴식 기능을 겸할 수 있는 135개 벤치 겸용 화분을 비롯해 카페·야외무대·꽃집·족욕탕·관광안내소 등 20여 개 편의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17m 높이에서 서울역과 숭례문·중림동·청파동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발코니 4곳이 조성되고, 서울역 교차로와 철길 위 상판에 투명 바닥판 총 3개가 설치돼 다양한 각도에서 서울의 중심부를 볼 수 있다. 전망 발코니 외에도 고가공원 전 구간에 1.4m 높이 강화유리 난간 또는 3m 높이 강화유리·철제그물이 설치돼 보행자에게 넓은 시야를 보장해 줄 예정이다.
서울시는 끊긴 도시 맥락을 회복하는 데 방점을 두고 고가에서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로 7개 방향으로 총 17개 길이 연결되도록 설계했다. 회현역·만리재·청파동 등 기존 고가도로 램프를 활용한 3개 진입로와 새로 설치되는 엘리베이터 6기·에스컬레이터 1기 등을 통해 서울역 고가공원에 접근할 수 있다.
중림동 청소차고지는 인근 교통섬과 합쳐져 1만443㎡ 규모 '만리동공원'으로 탈바꿈해 고가공원 녹지가 지상까지 이어진다. 또 반대편 서울역 교차로 연세재단빌딩 앞에는 1호선 서울역 출구와 횡단보도·서울역 환승센터를 이어주는 선큰가든이 조성된다.
하지만 서울역 고가를 철거하지 않고 추가로 돈을 들여 보행공원으로 만드는 것에 대한 반대 여론이 여전히 만만치 않다. 오히려 고가를 철거했을 때 향후 서울역광장이 세계적인 광장으로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다는 논리다. 고가 존재 자체가 반환경적이라는 지적도 많다. 서울시가 다른 고가는 철거하면서 서울역 고가만 보존하기에는 역사적 상징성이나 보존 가치도 떨어진다는 평가다. 박 시장은 이에 대해 "서울역 고가는 1970년대 경제성장의 상징이라는 의미가 있다"면서 "서울역을 중심으로 40만 유동인구가 있어 서울시를 자동차 중심에서 걷기 중심 도시로 바꾸는 데 (서울역 고가가)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사업도 풀어야 할 과제다. 서울시는 지난해 5월 '서울역 일대 종합발전계획'을 내놓으면서 조기에 재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땅 주인인 코레일과 사업성 문제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며 답보 상태다. 2008년 개발 논의가 시작된 북부역세권 사업은 한화 측이 추진하다 대체 고가도로 비용 부담 등이 점점 늘어나면서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해 철수를 결정하며 중단됐다.
서울시는 서울역 인근 낙후한 남대문시장과 중림동, 공덕동, 서계동, 회현동 등을 권역별로 개발할 방침이다. 중림동 청소차고지는 지난해 말 이전을 마쳤고, 서계동 역시 지구단위계획 윤곽이 나왔다.
가장 큰 과제는 사업성 확보다. 북부역세권은 전시·컨벤션 규모 조정 외에도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이 되면 땅값이 비싸질 수 있다. 남대문
[김기정 기자 / 임영신 기자 / 석민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