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으로 원화값이 급락하는데도 주가는 상승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통화약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은 그동안 매도 공세를 접고 올들어 최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직전 거래일 대비 12.76포인트(0.67%) 오른 1924.82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개장초부터 주식을 사기 시작해 이날 1852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은 지난 29일(1761억원)에 이어 연이틀 대량 순매수를 보였지만 원화값은 장초반부터 약세를 보이다가 1.4원 떨어진 1200.5원에 마감됐다.
통상 환율 떨어지면(원화 강세)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된다. 하지만 원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수로 주가가 상승하는 등 시장에 이상 기류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국내 증시와 환시가 거꾸로 가는 이같은 현상은 지난달말 일본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위험자산 기피현상이 완화되고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신흥국으로 투자자금이 다시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엔약세가 달러강세를 초래하면서 달러대비 원화값은 약세를 보인 것이다.
실제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29일 일본은행이 깜짝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하자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오후장에 큰 반전이 나타났다. 장중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를 이어가던 외국인이 시간외거래를 통해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1761억원어치를 사대거 들인 것. 반면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9.4원이 급락한 1199.1원으로 마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러나 이같은 현상은 단기적일 뿐 일본은행의 통화완화책은 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KTB증권 김한진 수석 연구원은 “일본 마이너스 금리로 국내 증시에도 금리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단기적으로 외국인 매수가 유입될 수 있겠지만 올해부터 내년까지 이어지는 달러강세 국면에 장기적으로는 증시 강세를 기
김 연구원은 “달러강세로 원화가 약세가 되면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좋아져 주가도 상승할 것 같지만 실제 90년대 이후 세차례 달러 강세기에는 글로벌 경기위축, 금융시장 불안정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 국내증시에 외국인 투자는 줄었다”고 분석했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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