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3년 금리가 1일 장중 한때 1.53%를 기록하는 등 등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일본은행(BOJ)이 전격적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기 하루전만 해도 1.6%대를 유지하던 국고채 금리가 불과 며칠새 순식간에 무너져내린 것이다.
이같은 국내 시장의 반응은 과거 일본의 금리 인하 때와는 달라 주목된다. 지난 2008년과 2010년 세 차례 일본의 금리 인하 때는 엔고 현상이 추세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한국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일본 통화정책은 엔화가치 절하를 통한 일본 기업 수출 경쟁력 강화를 노렸다는 점에서 국내 금융시장에 끼치는 진폭이 만만찮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윤여삼 대우증권 채권팀장은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상태에서 1월 수출마저 예상보다 나쁜 성적표를 받으면서 한국은행이 경기하락 방어 차원에서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며 “이같은 기대감이 시장에 선반영되서 국고채 금리가 최근 들어 거의 1% 가량 급락했다”고 밝혔다.
일본발 금리 인하 폭풍은 환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달러당 원화값 역시 이날 장중 10.4원 하락한 달러당 1209.5원까지 밀렸다가 결국 1200.50원으로 장을 마감하는 등 변동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 때문에 높아지는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한은의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 경기하락으로 인해 우리 수출이 부진하고, 국내 내수 경기마저도 별로 살아나고 있지 않다”며 “유럽과 중국, 일본 등이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추가적인 경기하락을 저지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카드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한은이 실제로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의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회복에 그리 큰 효과를 보이지 않는데다가, 오히려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더디게 하고 가계 및 기업부채를 늘려서 경제에 부담을 줄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일시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국채와 달러에 수요가 몰린 것일뿐”이라며 “현행 1.5%도 충분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한은이 최소한 상반기 동안은 동결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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