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메릴린치 홍콩에서 아시아·글로벌 이머징마켓 주식전략부문 총괄을 맡고 있는 아제이 카푸르 대표는 이런 비관주의자그룹에서 선봉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카푸르 대표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요즘 투자자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지금 시장이 심각한 패닉 상태인가'인데 내 대답은 '노(No)'"라며 "아직 투자자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정도이지 앞으로 더 안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설령 요즘 시장이 패닉 상태라 해도 (하락장에서 흔히 나타나는) 기술적 반등 시기나 골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올해도 아시아를 비롯한 이머징마켓에 대해서는 주식 비중을 줄이고 현금을 보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카푸르 대표가 이머징마켓에 대해 이 같은 비관론을 내놓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 실적 부진 때문이다. 그는 "올해 이머징마켓 기업 주당순이익(미국 달러 기준 EPS)은 15%가량 감소할 것"이라며 "시장 컨센서스는 그러나 여전히 8.4% 증가를 내다보고 있는데 이런 근거 없는 낙관적 전망은 점차 하향 수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경제 성장동력이 약해지면서 각국 정부가 자국 통화를 절하해 국내총생산(GDP)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쓰고 있으나 기업들은 실제로 실적이 늘지 않아 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푸르 대표는 "일부에서는 아시아를 비롯한 이머징마켓 주식 밸류에이션이 낮다(주가가 싸다)고 평가하는데 결코 싸지 않다"며 "기업가치를 당기순이익으로 나누면 현재 이머징마켓 기업들은 여전히 19.9배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기업이 벌어들이는 순이익에 비해 시장에서는 19배나 높게 기업가치를 쳐줬다는 얘기다. 이머징마켓 기업들은 지난 20년간 평균 21.7배에서 거래돼왔다. 하지만 하락장에서는 평균 13배에 거래됐기 때문에 앞으로 내려올 일만 남았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머징마켓 기업 밸류에이션을 분석할 때 장부가 대비 1.2배에 거래되고 있어 저평가됐다는 분석을 많이들
[한예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