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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4% 상승한 1897.87로 거래를 마쳐 19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중국 상하이 증시 급락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1900선 턱밑까지 올라온 것은 무려 38거래일 만에 '돌아온 외국인' 덕분이다. 외국인은 이날 한국 주식을 33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지난해 12월 2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졌던 '팔자' 행진을 끝냈다.
지난 18일만 해도 하루에 3500억원에 달하는 한국 주식을 팔아치운 외국인은 순매도 규모를 19~21일 2000억원대, 22일 1000억원대, 25일 100억원대로 서서히 줄여왔다. 그리고 37거래일 연속으로 6조5180억원어치를 팔고나서야 비로소 '사자'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반등하면서 중동계 자금이 투매를 멈춘 점을 외국인이 복귀한 핵심 배경으로 꼽고 있다. 국제 유가가 심리적 안정선인 배럴당 30달러 선을 회복하고 간밤에 미국과 유럽 증시가 모두 오르자 투자심리가 살아났다는 분석이다. 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앞두고 시장 심리가 호전된 것도 한몫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V자 반등'을 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바닥이 가까워졌다는 신호는 나오고 있다"며 "FOMC 회의에서 '완만한' 금리 인상 등 긴축을 늦추는 발언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최근 일주일 동안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397억원어치를 산 LG화학이었다. 이날도 LG화학은 5.21% 올라 시가총액 상위주 중에서도 두드러진 상승폭을 보였다. 이 밖에 아모레퍼시픽(200억원) 한미사이언스(193억원) 등 대표적인 성장주와 SK이노베이션(182억원) GS건설(143억원) 등 낙폭 과대주 위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외국인 매도세가 잦아들면서 그동안 주가 하락폭이 컸던 철강·건설·화학 업종 중심으로 자금이 서서히 유입되기 시작했다"면서 "수급이 분명히 개선되고 있지만 외국인이 순매수와 순매도를 오가는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미루어볼 때 아직까지 투자 경계와 위험 기피 심리는 짙게 깔려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아직 외국인이 완전히 돌아왔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회의론도 많다. 매도 규모가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국제 유가가 일시적으로 반등했다고 해서 당장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중동계 오일머니가 한국 주식을 본격적으로 사들일 것으로 기대하기는 섣부르다는 얘기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추세적인 변화라고 보기는 이르다"며 "중국 증시가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변동성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한국 증시도 중국과 점점 차별되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조 연구원은 "이미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해 악재를 반영한 상태인 데다 중국발 충격에도 내성이 생기고 있다"면서 "26·27일 중국 증시 급락 속에서도 한국이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은 중국 금융시장 불안이 주식담보대출 청산이나 국영기업 실적 악화 등 중국 내부 문제라는 공감대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분별력을 가지면서 한·중 증시가 동조화하는 흐름도 어느 정도 약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단 주가 수준 자체가 워낙 떨어져 있는 점도 단기적인 반등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조 센터장은 "유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
[배미정 기자 /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