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훈풍 속에 승승장구 했던 상가 시장이 새해로 들어서는 갈피를 못잡고 있다. 주택시장을 긴장시키는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비켜가기는 했지만 ‘상권’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복잡한 데다 아파트와 달리 공급량 예측도 어려운 탓이다. 전문가들은 상가 분양시장에서도 입지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5일 본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시공 10위권 대형 건설사 5곳의 상가 공급은 지난해(25곳)의 76%선인 19곳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SK건설이 분양 예정인 ‘가산 SK V1 센터’정도를 제외하면 18곳이 모두 아파트 단지 내 상가다.
상가의 경우 아파트 시장에 비해 참여하는 중소 건설사들의 수가 많은 데다 공급 일정이 워낙 들쭉날쭉해 공급물량 예측이 쉽지 않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보면 올해 대형건설사들의 아파트 분양이 지난해에 비해 30% 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조사결과와 비슷한 분위기다. 단지 내 상가는 일종의 ‘근린시설’로 통상 전체 상가 분양의 40~50%를 차지한다. 대형사들이 부동산 직접개발을 통해서 추진하는 자체사업과 달리 단순 시공을 주로 한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삼성물산은 올해 상가공급을 지난해보다 1곳 늘렸다.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단지내 상가를 포함한 4곳을 분양한다. 8곳을 분양했던 대우건설은 ‘천안 불당 파크 푸르지오’ 단지내 상가를 포함한 3곳을 분양한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5곳을 분양했지만 올해엔 7곳을 시장에 내놓는다. 지난해 광교신도시 등에서 자체사업을 통해 4 곳의 상가를 분양했던 중흥건설은 올해 자체사업으로 세종시를 비롯해 청주 방서지구와 광주 첨단지구, 순천 신대지구 일대 등 총 6곳의 상가를 공급한다.
대림산업은 임대 상가를 선보인다. 상가 분양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4곳이지만 이밖에 분양 예정인 ‘센트럴에비뉴(가칭)’는 상가 전체를 통으로 임대를 줘 운영할 계획이다. 총 2122가구에 달하는 ‘e편한세상 광주역’ 아파트 단지와 커뮤니티시설 등이 일대에 함께 들어선다.
공급량 예측이 어려운 가운데 올해 상가시장에서도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 김민영 선임연구원은 “지난 2014년 이후 상가 분양 시장이 활발히 돌아간 감이 있지만 올해에는 금리 인상과 내수 경기 위축 가능성이 점쳐지는 만큼 상가 분양은 입지에 따라 표정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 위축과 고분양가 등 때문에 주의깊게 수요를 살피는 게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더 대표는 “은퇴 후 투자처를 알아보는 사람들을 감안하면 상가 투자 수요는 꾸준히 있을 것”이라면서도 “내수침체로 자영업자들의 수익이 줄어들고 올해 상업용지 막바지 공급이 이뤄질 동탄·위례·마곡·경기 하남 미사지구 등지에서 분양가가 높게 형성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를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LH가 공급한 단지 내 상가 31곳은 총 734억원에 낙찰돼 2009년 이후 낙찰총액으로는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서도 경기 화성사 동탄 2신도시 A66블록 101호는 총 10억 7079만원으로 낙찰가율이 420.2%를 기록하기도 했다. 분위기를 타고 (주)원주기업도시는 강원도에서 올해 상업용지를 새로 분양할 예정이다.
틈새를 노린 투자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시행사가 단순히 분양만 하고 손을 터는 상가보다는 직접 상가 임대관리에 나서는 경우가 상권 형성에 유리하기 때문에 눈여겨 볼만 하다”며 “입지 분석을 중심으로 자기만의 기대 수익률을 4%로 정하는 식으로 미리 기준치를 정해놓은 후 분양가와 주변 경쟁 상권의 존재 여부, 배후 수요의 움직임 등을 발품 팔아가며 따지면 기회는 있다”고 조언했다. 위례·동탄 등 2기신도시 투자여건은 시간이 지나면서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다.
신도시의 경우 입주시작을 즈음해 상권이 제대로 자리잡기 까지 최소한 5년이 걸린다는 게 업계의 말이다. 한 번 뜬 상권이라도 인기를 유지한다는 보장이 없다. 요즘 2기 신도시·택지지구를 중심으로 분양이 이어지는 ‘스트리트형 대형 테마 상가’는 건물 자체가 ‘미니 상권’역할을 하기 때문에 상가 점포 한 곳만이 아닌 상권에 투자한다는 생각도 해볼 필요가 있다.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금리가 오르더라도 큰 폭으로 상승하기에는 한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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