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도 국내 기관투자가가 이틀 연속 3000억원 넘게 순매수한 덕에 전날보다 2% 이상 올랐다. 외국인은 이날도 1577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35거래일째 순매도 행진을 펼쳐 최장 순매도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하지만 순매도 규모는 전일(2975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이와 관련해 유럽 증시는 한국 시간 22일 오후 11시 기준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영국 FTSE 1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11% 상승한 5895.41, 프랑스 CAC40지수는 3.35% 오른 4347.15를 기록 중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드라기 총재는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음 3월 회의에서 통화정책을 다시 한 번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저유가와 중국 경기 침체로 유럽 경제에 타격이 가해질 경우 추가 양적 완화 등 부양책을 가동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드라기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기대 이하 수준"이라고 입을 뗀 뒤 "(유가 하락이 다른 상품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2라운드 효과가 걱정되는 만큼 현재의 유가 하락을 매우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물가 안정이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정책 수단에는 한계가 없다(no limits)"라고도 했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한창이던 2012년 "우리가 할 수 있는 무엇이든 다하겠다"며 시장 분위기를 돌려놓은 발언에 비견될 만큼 강한 톤이었다.
한동안 코스피 선물을 매도하던 외국인도 이날 순매수로 돌아섰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안전자산 선호가 약해지면서 엔화 강세가 누그러진 것이 일본 증시와 아시아 증시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코스피 하락의 주범이었던 중동 자금 이탈도 한 고비 넘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해외투자 자금은 2014년 말 7235억달러에서 2015년 11월 6277억달러로 13.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사우디아라비아의 한국 주식 보유금액은 16조원에서 11조원으로 31% 줄었다. 또 유가가 반등하면 빠르게 코스피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1년 이후 유가가 강한 반등을 보인 시기는 총 세 차례였는데 당시 코스피 반등률은 평균 12.8%였다.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한국 유가증권시장의 외국인 지분율은 30.65%로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당시보다 낮으며 2010년 남유럽 재정위기 국가(PIIGS) 사태 수준"이라며 "외국인 수급 공백이 큰 만큼 이들이 복귀할
물론 아직 증시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아직 시장 상황이 근본적으로 변한 것이 아니어서 유가 움직임 등을 좀 더 지켜봐야 추세적 반등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