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도 일본 미쓰이부동산처럼 개발·임대·중개사업 등을 모두 하는 초대형 종합부동산서비스 업체가 나온다. 국토교통부가 부동산산업을 새로 분류하고 중장기적으로 부동산업 업역 칸막이를 허물어 종합부동산서비스 기업 육성에 나서기로 해서다.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는 21일 "부동산산업 선진화 방안을 다음달께 발표할 것"이라며 "부동산산업 정의와 분류부터 새롭게 하고 중장기적으로 일본 미쓰이부동산 같은 종합부동산서비스 회사를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업체를 대형화·전문화해 서비스 질을 높이겠다는 얘기다. 부동산산업을 키워 청년층에 양질의 일자리도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미쓰이부동산은 임대·관리는 물론 중개와 주거서비스를 제공하고 주택분양과 개발까지 하는 일본 최대 종합부동산 회사로2014년 매출액만 15조원에 달한다.
도심재생 대표 사례인 도쿄 미드타운을 개발·운영 중인 미쓰이부동산은 중산층은 물론 상류층을 겨냥한 임대주택을 기획·개발하고 관리 운영, 유동화까지 모든 영역을 포괄한다. 1~2인 가구와 고령자 가구 등 가족 구성이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청소부터 장보기까지 최적의 주거 솔루션을 제공한다.
국토부는 '부동산산업 선진화 방안'을 발판으로 '한국판 미쓰이부동산'을 키우기 위해 개발·임대·중개·자문·감정평가 등 부동산산업 업역 간 장벽 제거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동산개발업법·공인중개사법·주택법 등 업역별로 법규가 흩어져 있어 종합부동산서비스 회사 설립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국내에 종합부동산서비스 회사가 탄생하면 수준 높은 부동산 자산관리·중개서비스는 물론 임대차 분쟁 때엔 법률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받는 길이 열린다. 최근 변호사들이 부동산 자문·중개업에 진출한 것은 작은 신호탄이다.
국토부가 한국판 미쓰이부동산 육성에 팔을 걷고 나선 것은 저성장 시대 내수 경제에 핵심 축이 되는 부동산산업 체질 개선이 급선무라는 인식 때문이다.
국내 부동산산업은 구멍가게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으로 임대(공급·관리), 중개, 개발, 감정평가 등 부동산산업 종사자는 41만여 명이고 매출은 50조원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부동산산업에 개발·공급업을 포함하지만 선진국들은 개발·공급업을 건설업으로 분류하므로 전체 매출 50조원 중 절반인 25조원을 부동산산업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희남 국토연구원 박사는 "부동산업체에서 대형법인을 중심으로 한 감정평가업계를 빼면 자문·중개업은 업체당 평균 종사자가 1.66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 진출해서 산업을 키워야 하는데, 기업 관심 부족과 각종 규제, 골목상권 침해 염려 등에 부동산산업 발전이 가로막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공급을 확대하고 입주민 주거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나선 것도 종합부동산회사 탄생에 초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사가 아파트를 짓는 것에 그치지 않고 종합 주거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 국내 대표 디벨로퍼 MDM과 롯데자산개발, 대림산업 등은 최근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선진국에서 대형 종합부동산기업은 임대관리업으로 시작해 확장한 사례가 많아 주택임대관리회사가 자회사를 만들지 않고도 중개서비스까지 제공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종합부동산서비스업체가 성장하기 위해 부동산투자회사(REITs·리츠) 활성화도 필요하다. 리츠란 다수 투자자에게서 모은 자금(주식 발행)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발생한 수익을 다시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주식회사다. 리츠는 부동산에 유동성을 부여하고 투명성을 높일 뿐 아니라 금융과 결합해 다른 산업과 융·복합해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상장 요건을 완화해 공모 리츠가 활성화하면 유통·호텔·물류 시장에서 서비스 경쟁력과 운영 노하우를 쌓은 전문기업이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 호텔에 특화한 리츠로는 올해 처음으로 모두투어리츠가 상장할 예정이고, 지난해 인가된 사모 자기관리형 리츠인 MD리츠도 주
[이한나 기자 /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