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롯데케미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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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14만원에서 출발한 주가는 지난해 6월에는 30만원 선도 뚫었다. 지난해 10월 말 삼성그룹 화학 부문 계열사 인수가 발표되면서 2조7900억원의 인수 대금에 대한 우려 때문에 주가가 하락했지만 탄탄한 실적으로 현재 주가는 24만원 선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1조6544억원인 상황이라 대규모 차입 없이도 인수금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자금 부담 없이 삼성SDI 화학 부문과 삼성정밀화학을 인수하면서 수직계열화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이 생산하는 프로필렌이나 부타디엔은 삼성정밀화학의 에피클로로히드린(에폭시 수지의 원료)과 삼성SDI 화학 부문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및 인공 대리석의 원재료다. 또 에틸렌 등 기초 원료에 집중된 포트폴리오가 특수화학 제품으로까지 확장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삼성그룹 화학 부문 인수 효과는 올해 2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되는데 매출은 2조5310억원, 영업이익은 1760억원을 추가로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직원들에게 지급될 위로금이나 인수 후 통합 비용은 지난해 거의 마무리됐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인수로 인해 유입될 현금 흐름보다 부채 증가액이 더 크기 때문에 주가 상승 모멘텀은 약할 수 있다.
업종 상황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우호적이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이 대규모 흑자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유가 하락에도 석유화학 제품 가격은 그다지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프타-폴리에틸렌 및 모노에틸렌글리콜(MEG) 마진이 늘어났다.
롯데케미칼은 원유에서 추출된 나프타를 기반으로 에틸렌,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을 생산한다. 나프타 가격이 내리거나 에틸렌, PE, PP 가격이 오르면 마진이 확대돼 이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올해 초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20달러 선으로 내려가고 경쟁사들도 생산 물량을 늘리지 않는 상황이라 마진 폭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요 측면도 밝다. 중국의 경착륙 우려에도 PE 수입량은 연간 10% 수준의 증가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 효성의 폴리케톤 공장과 금호폴리켐의 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 수요도 안정적으로 계속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유가는 당분간 롯데케미칼에 호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t당 400달러를 유지하던 나프타 가격이 지난 18일 t당 328달러로 급락하며 나프타-PE 및 MEG 마진이 확대됐다. 이동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겨울철이 지나고 난방유 사용이 줄어들면 나프타 가격은 더욱 떨어져 영업이익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란 경제제재 해제에 대한 수혜도 예상된다. 이란에 대한 한국의 최대 수출 품목은 합성수지로 전체의 10% 정도다. 이란의 구매력 상승으로 수출 여력은 더 늘어날 수 있으며, 특히 이란의 자급률이 낮은 PP 같은 제품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할 수 있다. 여기에 과거 중국으로만 수출하던 이란의 석유화학 제품은 이제 유럽연합(EU)으로도 수출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석유화학 제품의 중국 내 점유율 상승이란 반사 효과도 노릴 수 있다.
다만 예정된 대규모 투자는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토대인 동시에 단기적인 부
지난해 4분기 롯데케미칼 실적은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증권은 4분기 영업이익이 2634억원으로 컨센서스 2955억원에 다소 못 미치는 숫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