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발 악재 탓에 약세를 보였던 아시아 증시가 이번에는 홍콩발 악재 때문에 패닉에 빠졌다.
20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국제유가 하락과 홍콩H지수 급락 여파로 크게 출렁였다. 코스피도 33일째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되면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가장 오랜기간 국내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31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달 2일 이후 연속 순매도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6월 9일~7월 23일) 33거래일 순매도한 것과 같은 기록이다.
외국인 매도세에 기관까지 가세하면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44.19포인트(2.34%) 내린 1845.45로 장을 마감했다. 중국 증시 폭락으로 휘청였던 지난 8월 24일(1829.81) 이후 5개월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날 아시아 증시의 패닉 버튼은 홍콩에서 먼저 눌렀다. 홍콩 증시는 오후장 개장과 동시에 5% 대 폭락세를 보이면서 아시아 증시를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로 구성된 항셍중국기업지수(항셍 H지수)는 오후들어 8000선이 붕괴되면서 7915.17까지 떨어졌다. 항셍 H지수가 8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9년 4월 이래 7년 만에 처음이다.
홍콩증시 급락의 원인은 저유가와 통화가치 급락이었다. 전날 발표된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율 수치가 실망감을 안겨주자 홍콩달러는 2007년 9월 수준으로 떨어졌다. 밤사이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배럴당 28.46달러까지 떨어지면서 2003년 9월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홍콩 증시 8000선이 무너지면서 국내에서 발행된 주가연계증권(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 역시 올들어 가장 큰 폭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3.71%가 떨어진 1만 6416.19에 장을 마쳤다.
[한예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