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 중 배당주 펀드와 가치주 펀드에 자금 유입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주 펀드에는 850억원, 가치주 펀드에는 840억원이 각각 순유입됐다.
국내 주식형 개별 펀드의 연초 이후 설정액 증감 상위권도 앞선 두 유형 펀드들이 차지했다. 배당주 펀드 중에는 '신영밸류고배당'(517억원) '베어링고배당플러스'(219억원) '한국투자배당리더'(117억원) 등이 인기다. 가치주 펀드에서는 '한국투자네비게이터'에 가장 많는 414억원이 유입됐다. 이어 '메리츠코리아'에 277억원, '맥쿼리뉴그로쓰'에 232억원, 삼성중소형 FOCUS에 148억원이 각각 몰렸다.
이들 펀드가 선전한 가장 큰 요인은 코스피 1900선 붕괴다. 하락장 속에서 가치주·배당주 펀드 수익률이 덜 빠진 점이 자금 유입을 이끌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4%를 기록하고 있지만 가치주와 배당주 펀드는 -3~-2%대를 유지하고 있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치주는 방어주라는 인식이 있고, 배당주는 기업들의 배당 확대 정책으로 인해 작년부터 인기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라며 "장기투자 자금들이 연초부터 두 펀드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도 "배당·가치주 펀드는 조정장에서 변동성이 작은 것이 특징"이라며 "이런 특성을 보고 연초에 기관투자가 자금이 두 유형 펀드에 많이 집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연구원은 "특히 배당주 펀드는 작년 말 배당락에 의해 배당주들이 하락한 뒤 오히려 저가 매수로 보고 빠르게 자금이 들어온 것도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시장의 영향보다는 수익률을 따르는 보편적 경향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사장은 "최근 가치주·배당주 펀드들은 전통적 스타일보다는 다소 성장 가치가 가미된 것이 많아 수익률이 더 좋게 나온다"며 "아울러 최근 배당주 낙폭이 작은 것도 대형주를 담지 않고 중소형주와 소비재 비중이 높아 충격을 덜 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급등락할수록 '원칙'을 지키면서 저가 매수할 기회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 부사장은 "시장이 혼란한 상황을 오히려 본인과 궁합이 잘 맞는 펀드를 찾아보는 기회로 활용하라"며 "펀드를 골랐다면 장기 투자를 하고 매니저가 바뀌는지, 운용사가 정체성에 부합하는 투자를 하는지만 예의 주시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5~10년 장기 수익률에 비해 최근 수익률은 저조하지만 한 매니저가 꾸준히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하는 '역발상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연구
[채종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