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화프리텍이 올해 첫 상장폐지 기업이 되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7곳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들 회사는 올 상반기 운명이 갈린다.
15일 현재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고 있는 곳은 퍼시픽바이오, 비아이이엠티, 스틸앤리소시즈, 이화전기, 이트론, 아이팩토리, 위드윈네트웍 등 7곳이다. 회사의 횡령·배임 혐의로 심사 대상에 선정된 곳이 가장 많았지만 경영권 변동, 회계처리 위반 등 다른 이유로 심사 대상에 선정된 곳도 있다.
스틸앤리소시즈, 이화전기, 이트론, 아이팩토리 등 4곳은 모두 회사에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선정됐다. 특히 이화전기와 이트론은 ‘김영준’이라는 동일인물에 대한 횡령·배임 혐의로 심사를 받게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검찰은 공소장에서 김영준씨를 회사의 실질적인 운영자로 기재하고 있고, 그는 실제 이화전기와 이트론을 경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공소장에 적힌 김영준씨의 이화전기 횡령 금액은 35억원, 이트론 횡령 금액은 33억원이다. 이화전기와 이트론은 지난해 11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됐고, 회사는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해 4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이에 따라 이화전기와 이트론의 상장폐지 여부는 오는 5월 판가름난다.
이화전기 관계자는 “횡령 금액은 공탁 완료했고 배임 금액은 대여금 전액을 회수했다”며 “김영준 회장이 회사 경영에서 손을 떼고, 김 회장이 보유하던 칸인베스트먼트 지분 전량을 친동생인 김영선 전 이화전기 대표에게 양도했다”고 말했다. 회사에 따르면 칸인베스트먼트는 이화전기 최대주주(4.59%)인 '칸퀘스트'의 지분 전량을 보유 중이다. 이 관계자는 “이화전기의 손자회사인 이트론에 대해서도 김영준 회장의 경영 참여를 배제했으며, 횡령 금액에 대해서도 근저당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김영준 회장의 지분 전량을 친동생인 김영선 전 대표에게 양도한 것이 완전한 경영 참여 배제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회사를 인수·합병(M&A) 대상에 내놓기 어렵다는 의견 때문에 부득이하게 그렇게 했지만, 거래소에 김 회장의 경영간섭을 배제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스틸앤리소시즈는 11억원 상당의 전 대표이사의 횡령 혐의로 지난해 10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선정됐다. 이 회사는 오는 4월 개선기간이 종료돼 늦어도 5월 안에는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된다. 아이팩토리 역시 허대영 전 대표이사의 33억원 상당의 배임혐의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선정됐다. 회사가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함에 따라 거래소는 조만간 개선기간 부여 또는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배관·냉난방 공사업체 퍼시픽바이오는 분기 매출액 3억원 미만 등의 사유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선정됐다. 퍼시픽바이오는 6개월의 개선기간이 종료되는 오는 3월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된다.
기계장비 조립용 플라스틱제품 제조업체 비아이이엠티는 지난해 7월 ‘투자주의환기종목의 최대주주 변경’사유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포함됐다. 회사는 같은해 12월 경영권이 또 한 번 바뀌어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되기도 했다. 비아이이엠티의 상폐 여부는 이르면 다음달 결정된다.
위드윈네트웍은 허위 매출을 계상하고 소액공모공시서류를 거짓으로 기재하는 등 회계처리 위반 사유로 지난해 12월31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2009년 도입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로 지금까지 총 250개 기업을 심사했다”며 “작년에는 총 25개 기업을 심사했고 그 중 일부가 시장에서 퇴출
이 관계자는 “횡령·배임 혐의, 회계처리 위반 등 다양한 사유로 심사 대상에 선정된다”며 “회사의 영업지속성, 경영안정성, 경영투명성 등을 심사해 상폐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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