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KEB하나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100엔당 978.07원에 거래되던 원·엔 환율은 이날 오후 4시 50분 기준으로 1030원까지 5.3%나 올랐다. 원화 가치 약세와 엔화 가치 강세가 어우러진 결과다. 하지만 같은 기간 양국을 대표하는 코스피와 닛케이225지수는 각각 4.2%, 9.91% 하락했다.
가장 큰 이유는 시장 규모 차이에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닛케이 시총 대비 3분의 1에 불과하다. 국내 기관이 적극적인 매수 주체로 나서지 않고 있어 국내 증시가 막대한 자금을 동원하는 외국인 매도세에 쉽게 흔들리고 있다.
달러 기준으로 수익을 평가하는 외국인들은 당분간 신흥국 통화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자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주식 비중을 대폭 줄이고 있다.
반면 일본은 한국보다 시총 규모가 월등히 크기 때문에 외국인 수급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엔화 가치 상승이 예상된다 하더라도 단지 이런 이유 때문에 일본 증시에 신규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가 많지 않다는 얘기다.
지난 3년간 일본 증시가 강세를 보인 것은 엔저를 통해 수출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아베노믹스에 힘입은 바가 컸다. 최근 일본 증시 급락은 일본 정부가 앞으로도 엔저를 통해 실적 부양에 나설 것인지 일본 투자자들 사이에 의구심이 생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가 외국인 수급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일본 증시는 기업 실적 등 펀더멘털에 좀 더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이 때문에 양국이 서로 상반된 환율 환경에 처해 있지만 증시는 똑같이 악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