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11일 생명보험협회에 대해 경영유의 15건, 개선 9건, 손해보험협회에 대해서는 경영유의 16건, 개선 9건의 제재 조치를 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영유의는 향후 6개월 내 감독당국에 개선 내용을 보고만 하면 되는 경징계에 해당하지만 금융당국이 협회 경영의 세세한 부분까지 지적한 것은 전례 없는 조치다.
금감원은 생보협회가 2013년과 2014년 연간 11~18명이 참석하는 세미나를 장기 해외여행으로 편성해 연간 7000만~9000만원의 경비를 지출했다고 지적했다.
또 계약정보관리위원회 등 협회 업무위원회 정례회의를 휴일 골프장에서 개최하는 등 방만 경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보협회에 대해서도 직원별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2013~2014년 기간 중 매년 98.5% 이상 직원이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연평균 9억7100만원의 예산이 집행되고 있는 실정을 지적하며 관련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금감원의 지적에 대해 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세세한 부분까지 일일이 들여다보면서 지적한 느낌"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협회 기강 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금융위원회가 보험 관련 규제완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금감원 일부가 불만을 가졌다는 관측이 있었다"며 "이 과정에서 보험협회들이 규제 완화를 추진한 금융위 편에 선 것처럼 보여 강하게 검사한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해 10월 금융위가 보험상품의 사전인가제도를 폐지하면서 관련 팀이 축소·폐지되는 등 보험업계 내에서 위상이 줄어드는 상황이다.
하지만 금감원은 2년마다 이뤄지는 정기 검사 중 하나이며 시장에서 돌고 있는 금융위와의 불화설 때문에 보험업계 기강 잡기에 나섰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연합회 등 다른 금융 유관기관들의 검사 항목을 미리 살펴보고 그에 준하는 검사를 했고 징계 또한 계도 차원에서 경징계를 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최근 설계사 등록, 광고 심사, 소형 대리점 검사 등 보험협회들에 이관된 업무가 많아 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검사 대상 범위가 많아진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협회 회원사인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들 역시 그동안 협회의 방만한 경영을 이번 기회에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를
[김규식 기자 /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