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매일경제신문이 대신증권, 삼성증권, KDB대우증권 등에 의뢰해 2006년부터 2015년 9월까지 10년 동안 연평균 투자영업이익률을 계산할 수 있는 주요 12개 보험사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생명보험에서는 동부생명이, 손해보험에서는 한화손보가 각각 5.92%, 5.66%의 수익률로 최상위를 차지했다. 동양생명(5.49%), 롯데손보(5.63%)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투자영업이익률은 이자이익이나 배당이익 등 투자를 통해 얻은 이익을 운용자산으로 나눈 비율이다. 단 채권, 주식 등 보유하고 있는 매도 가능 증권의 평가손익은 이익에 포함되지 않고 매도가 이뤄질 경우에만 반영된다.
장기 수익률 상위권을 보인 롯데손보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저금리 기간에 해외투자와 대체투자 등 안정적 고수익 자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생명(4.89%), 삼성화재(4.43%) 등 생·손보 1등 회사들의 성적은 최하위권이었다.
왜 이렇게 대형사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일까. 기본적으로 대형사들의 경우 운용자산 자체가 크다 보니 보수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의 경우 운용자산이 180조원에 이르고, 롯데손보는 5조원에 불과하다. 특히 삼성생명의 경우 삼성전자 등 주식 보유가 많아 10조원에 이르는 평가이익 부분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 이를 반영할 경우 10년 평균 수익률의 경우 0.6%포인트 정도 올라간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형사의 경우 고객에게 제공하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태생적으로 대형 보험사들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운용수익은 보험사들의 부채기간(보험 보장 기간)과 비례해서 올라간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장기 보험인 종신보험 등을 많이 판매한 생명보험사들이 단기 채권보다 금리가 높은 장기 채권에 주로 투자할 수 있다. 이러다 보니 생보사들이 손보사들보다 조금 더 높은 수익률을 보이는 게 정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사인데도 비정상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보이거나 손보사인데도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이는 데는 그만큼 뭔가 정상적인 운용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기간에 갑자기 수익률이 올라가는 것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경우 최근 3년 평균 수익률이 4.92%로 경쟁사인 삼성생명(4.06%)에 비해 눈에 띄게 높았다. 대형 생보사 자산운용담당 임원은 "장기간 보유해야 할 채권을 저금리 기조에서 채권가격이 오르자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팔아버렸을 가능성이 있고 이럴 경우 단기 수익률이 갑자기 높게 나올 수 있다
한편 투자 큰손들인 이들 보험사는 올해 투자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선진국 채권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희석 농협생명 CIO(최고투자책임자)는 "달러가치 상승과 안전자산 선호 현상 때문에 신용등급 A 이상인 미국 회사채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