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신용카드 대리수령 가능하지만 꺼리는 까닭은

‘신용카드를 만들었는데 외근이 잦아 직장으로 보내봤자 부재중이라 받지 못할 확률이 높다. 집으로 오라고 해도 사정은 마찬가지일텐데 괜히 택배아저씨만 고생시키는 것 같다. 근무 중에 신용카드 받자고 몰래 집에 가기는 마음이 편하지 않고 어디 좋은 방법 없을까…’
직장인 김지수(24·가명)씨의 고민이다. 수소문 끝에 내게 맞는 할인혜택을 거의 다 탑재한 좋은 신용카드발급에 성공했는데 문제는 정작 카드를 받을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것. 고객센터에 전화해봐도 ‘본인직접수령이 원칙’이라며 대리수령은 안된다고 강조한다.
직장인들의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똑똑한’ 대리수령 방식이 있어 주목된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분증과 자필로 쓴 위임장만 있으면 가족이나 직장동료를 통해 카드를 대신 전달받을 수 있다. 다만 즉시사용은 불가능하다. 카드사 홈페이지, 지점방문 ARS 등을 통해 본인확인 절차를 거쳐 신용카드 사용등록 후에 이용할 수 있다.
대리수령이 가능함에도 대부분의 카드사 콜센터에서 대리수령은 불가능하다며 ‘본인수령’을 강조하는 이유는 뭘까.
한 카드사 콜센터 관계자는 “직접 수령의 경우 사용안내 문자메시지를 받은 후 바로 사용가능한 반면 대리수령의 경우 등록 절차를 걸쳐야 한다”며 “이를 역으로 이용해 카드만 수집한 뒤 카드 사용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아 카드사로서도 크게 도움되지 않는다”고 실토했다.
카드 사용 등록을 하지 않으면 연회비를 청구하지 못하게 돼있어 카드발급비용을 손해보는 카드사들도 있다.
현재 삼성·현대·KB국민카드는 고객이 카드 실물을 대리수령을 통해 받더라도 본인이 사용 등록을 하지 않았을 때는 연회비를 청구하지 않는다.
반면 신한·롯데·우리·하나카드는 신용카드 발급 후 사용등록을 하지 않더라도 카드신청만으로 사용의사가 있는 걸로 간주해 일정기간이 지나면 연회비를 청구한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