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 산하 사모펀드인 미래에셋PE가 '코렐' '파이렉스' 등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적인 식기·주방용품 업체 월드키친 인수를 추진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동으로 경영권을 인수할 전략적 투자자(SI)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래에셋 측은 "국내외 복수 업체들과 공동 인수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백기사' 구하기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시장에서 거론되는 유력 후보들이 부정적 반응을 보여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랜드그룹과 오리온, 중국계 유통회사 등이 월드키친 공동 인수 후보에 오르내리고 있다. 미래에셋은 이들 후보 중 특히 이랜드그룹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류 사업으로 중국에서 이미 성공을 거둔 데다 최근에는 유통과 외식 등 주방용품 사업과 연관이 있는 분야로 중국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5월 가구·생활용품 전문 브랜드 모던하우스 중국 1호점을 상하이에 열었고, 국내에서도 5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이랜드 측은 미래에셋 러브콜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미래에셋 측에서 월드키친 공동 인수 제안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현재 여러 여건들을 감안했을 때 인수·합병(M&A)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해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중국을 포함한 세계 경기가 다시 안 좋아지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M&A를 추진하기보다는 현금 확보 등 내실을 기하는 게 우선순위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최근 이랜드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이랜드월드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이 급증하는 등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또 다른 후보로 꼽히는 오리온도 부정적인 반응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월드키친 공동 인수와 관련해 미래에셋 측에서 제안을 받은 바 없고 타당성 검토도 당연히 안 해 봤다"고 밝혔다.
미국 식기 시장 1위 업체인 월드키친은 전체 매출 7억달러 가운데 약 70%를 북미에서 올렸다. 최근에는 한국을 비롯해 대만 중국 등 아시아 지역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2~3년 사이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며 아시아 지역 매출 비중이 20%를 넘어섰다.
미래에셋PE가
[노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