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증시 폭락, 중동의 지정학적 우려, 북한 리스크 등 삼중고에 시달리며 국내 증시가 1900선 아래까지 밀려난 가운데 이날(8일)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4분기 어닝시즌의 막이 올랐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내놓은 4분기 실적은 당초 기대치를 밑도는 수준인 데다 올해 1분기 실적 또한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에는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과 불안감이 공존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 역시 4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다소 줄일 필요가 있으나,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은 종목 위주의 개별 투자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실적을 밝혔다. 이는 지난해 3분기에 기록했던 7조3900억원에 비해 17.46% 가량 내려앉은 수준으로 기존 예상치와 비교해도 낮은 수치다. 당초 에프엔가이드에서 집계한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6조6206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부진한 실적을 시작으로 시장에는 어닝시즌 비관론이 불거졌다. 보다 많은 기업들이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증시 하방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증권가의 시각은 다소 긍정적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4분기 실적에는 판관비나 충당금 설정 등이 이뤄져 3분기 보다 저조하게 나타나는 계절성을 보여왔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2012년부터 상장기업(비금융)들의 분기별 영업이익 평균을 100으로 설정했을 때 1분기에서 3분기까지는 100을 넘는 수준을 기록했지만, 4분기 영업이익은 85 정도로 확연하게 낮아진다. 이에 따라 4분기 실적 변동폭이 적으면서 개선·성장 흐름이 기대되는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실적시즌을 앞두고 업종 전반에 걸쳐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이를 감안할 때 모멘텀이 분명한 업종 위주의 단기 매매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와 올해 연간 실적이 동시에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미디어, 의료, 유통, 증권, 음식료, 생활용품 등 6개다.
장희종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영업이익 변동성이 낮고, 분기별 실적 흐름이 개선세를 보이는 종목은 기아차, 오리온, KCC, 녹십자, 제일기획, LG생활건강, 현대백화점, 현대글로비스 등 8곳”이라면서 “이들 종목은 타 종목에 비해 꾸준히 양호한 성과를 거두고 있어 4분기 호실적을 기대해도 좋다”고 분석했다.
이밖에도 코스닥의 ‘1월 효과’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코스피보다 코스닥을 활용해야하고,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에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남기윤 동부증권 연구원은 “최근 5년 동안의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