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중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중국 본토·홍콩 주식 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매입한 국내 투자자들도 나흘새 8000억원 이상 거액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0분 기준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가 4개월만에 최저치인 8824.37까지 하락하면서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 14건이 원금손실 구간으로 진입했다. 발행금액은 196억원, 예상 평가손실액은 100억원에 육박한다.
홍콩H지수 ELS가 원금손실 구간으로 접어든 것은 지난해 8월26일과 9월7일(총 2건) 이후 4개월 만이다. H지수가 3년만에 9000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ELS 가운데 원금손실(녹인·Knock-In) 구간에 진입하는 상품이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한 것이다. 해당 ELS는 지난해 4월 발행된 것들로 만기인 2018년 4월까지 H지수가 1만1000선 이상으로 회복되지 않으면 원금손실이 확정된다.
중국본토와 홍콩H주에 투자하는 펀드도 올들어 나흘만에 약 10% 손실을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이 이탈하고 있다. 지난 4일 중국본토 펀드에서 286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고 5일 55억원, 6일 21억원이 순유출됐다. 중국펀드 총 투자규모는 약 7조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들어서만 7000억원 이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금융투자업계에서 올해 유망 해외펀드로 중국펀드를 꼽았는데 연초 예상치 못한 변수로 수익률이 폭락하고 있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후강퉁(중국 상하이거래소와 홍콩거래소 간 교차거래)을 이용해 중국본토 주식에 직접투자한 투자자들도 울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순 기준 국내 투자자가 후강퉁을 통해 사들인 중국본토 주식 잔액은 7377억원이다. 연초들어 지난 4거래일동안 상해종합지수가 12% 하락하면서 예상 손실액은 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중국전략팀장은 “중국 당국이 대주주의 주식 매도 제한을 연장하는 규제안을 마련하면서 현재 수급 불안의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위안화 약세에 따른 외국자본 유출이 지속되고 있어 2월까지는 변동성이 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 채종원 기자 /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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