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부터는 손해보험사가 기업성보험(일반보험)의 보험료를 직접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손보사가 직접 대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보험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어 이 시장의 경쟁도 가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4월부터 기업성 보험료율을 산출할 때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정한 ‘판단요율’도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기업성 보험이란 기업들이 각종 사고 위험에 대비해 가입하는 만기 1년짜리 보험을 의미한다. 화재나 항공, 선박, 기술 등 분야가 다양하고 보험료와 보험금 규모가 큰 것이 특징이다. 기업성 보험은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지난 2014년 4조3240억원을 기록해 2013년(4조1964억원) 대비 3% 증가했다.
이 상품의 경우 보험에 가입된 항공기나 선박의 사고가 많지 않다보니 위험률 산정이 어렵다. 이에 따라 손보사들은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에서 ‘협의요율’을 받아 보험료를 산출해왔다. 이 경우 재보험 가입이 전제돼 있어 통계적 분석이나 사전신고도 필요없었다. 손보사들이 스스로 보험료를 결정하지 못하는 맹점도 있었다.
하지만 보험요율을 산정할 능력이 있는 보험사라면 각자 ‘판단요율’을 적용해 보험료를 정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보험사들은 새로운 기업성 상품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기가 수월해진다.
금융당국의 규제완화에 대해 손해보험업계는 회사 규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결국에는 보험사들의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점은 일치된 견해다.
일단 자체적인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는 삼성화재 등 대형사들은 자유로운 환경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쌓아갈 수 있다며 반기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자체 요율 산정을 위한 작업은 꾸준히 해왔고 자체 시뮬레이션도 해본 상황”이라며 “위험이 작은 물건들을 위주로 하나씩 적용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보험사들의 경우 이미 자체 요율 산정 능력을 갖춘 상황이고 보험을 가입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여러 요율을 적용하면서 가격이 다양해져 선택권이 넓어진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경우 이미 자체 요율을 만든 단계이며 현대해상도 자체 요율 산정 작업을 해온 상태다. 또 동부화재와 KB손보 등도자체요율 산정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인력과 자금력에서 뒤쳐진 중소형사들의 경우 자체 요율 산출 능력이 안돼 대형사와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 중소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관행처럼 재보험사가 정해놓은 요율에 따른 상품을 팔아왔고 당장 특단의 대책은 없다”며 “힘들지만 작은 물건 부터 특화된 영역을 찾아 자체 요율 산출 능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껏 자신들이 제공하는 요율을 가지고 보험사들과 협상을 해온 코리안리 등 재보험사의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보험사가 자체 산출한 요율과 재보험사 요율의 차이가 클 경우 양사간 마찰은 커질 수밖에 없고 이 상황에서 재
한편 금융위는 또 국내 설정에 적합한 보험료 산출이 가능하도록 보험개발원의 참조요율 산출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영문으로 된 기업성보험 약관도 한글로 바꾸도록 했다.
[박준형 기자 /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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