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새해 첫 거래일부터 2% 넘게 급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장 중 내내 상승세를 이어오던 코스닥 역시 막판 하락으로 방향을 튼 채 마감해 ‘1월 효과’를 무색하게 했다.
이날 코스피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대비 42.55포인트(2.17%) 내린 1918.76으로 마감했다.
지수는 1954.47로 시작, 장 초반부터 쏟아지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공세로 1950선과 1940선이 잇따라 붕괴됐다.
이날 중국 증시에서 상하이종합지수가 중국의 경기 둔화 불안감에 장 중 한때 7% 넘게 급락했다는 소식 역시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중동발 불안에 아시아 증시가 흔들리는 가운데 중국의 제조업 지표마저 부진하자 중국 증시 급락세에 속도가 붙었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지난 12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2로 전월의 48.6과 시장 전망치 49.0을 모두 밑돌았다. 지난 1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했던 12월 제조업 PMI도 49.7로 전문가 예상치 49.8을 하회해했다.
중국발(發) 경기 둔화의 불안감이 짙어지며 상하이종합지수가 급락을 거듭하자, 결국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6.85% 폭락한 3296.66에서 거래가 멈췄다.
앞서 중국 정부는 올해 1월1일부터 장중 5% 이상 급락하면 15분간 주식 거래를 정지하고 7% 이상 급락하면 종일 거래를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를 처음 도입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중국 증시 급락이 일시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제조업 PMI가 기준치인 50을 밑돌고는 있으나 지난달보다는 소폭 상승했고 주요 세부 지표도 개선됐다”며 “중국 경기가 저점을 다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중국은 물론 일본의 닛케이225지수도 3.06% 급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가 휘청이자 국내 증시 역시 동조했다. 장 중 내내 1% 약세를 유지하던 지수는 마감을 10여 분 앞두고 2%로 낙폭을 늘렸다.
특히 기관이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3457억원의 매도 물량을 내놓으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도 1572억원의 매도 물량을 보탰다. 개인은 4144억원 어치를 순매수했으나 지수 반등을 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서는 총 3616억원의 매도 우위가 나타났다.
지수가 1910선까지 밀리며 급락하면서 전 업종이 약세였다. 증권업이 4.03% 하락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전기전자와 건설업도 3% 이상 하락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도 전기차 수혜 종목으로 떠오른 LG화학을 제외한 전 종목이 약세였다. 삼성전자가 4.37% 밀리며 120만5000원으로 마감했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자동차 3인방은 원달러 환율 급등에 일제히 3% 이상 하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5.2원 오른 달러당 1,187.7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9월25일 이래 최고치다.
코스닥은 장 중 이어오던 상승 흐름을 지키지 못하고 결국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28억원과 81억원 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에 일조했다. 개인은 265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에서는 셀트리온, 코미팜을 제외한 대부분 종목이 떨어졌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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