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장을 주도했던 코스닥과 중소형주가 ‘1월 효과’에 힘입어 연초에도 강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다만 지난해 이들 주가가 이미 충분히 오른 만큼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달 중순까지는 코스피의 약세와 코스닥의 강세 구도가 예상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코스닥의 경우 연초 효과와 중단기적 가격 매력 등 코스피 대비 상대적인 매력이 두드러질 것으로 분석했다. 연말 유입된 프로그램 매물 압력과 4분기 실적 불확실성, 한국 수출입 지표 충격 등이 대형주의 하락 변동성을 자극하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의 연초 효과, 정책 기대감과 중국 모멘텀 등이 코스닥과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연말 급반등의 원동력이었던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역시 성장주에 가세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역시 올해 초 중소형주가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16년간 국내 증시에서 월평균 수익률을 계산해 보면 매년 1∼2월에는 중소형주가 압승을 거뒀다”며 “코스닥 지수는 1월과 2월에 평균 4.2%와 3.8%의 수익률을 각각 올렸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이 각각 0.6%, 0.2%에 그친 것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오 연구원은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는 2013년 이후 3년간 더 두드러졌다”며 “저성장 환경에서 신사업 진출이 쉽고 연초 외국인의 대형주 매도 전략이 반복되면서 중소형주가 대형주의 대안으로 부각되는 현상이 반복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중소형주의 상승 여력은 예전보다는 둔화할 것으로 진단했다. 코스닥 지수가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면서 12개월 예상 이익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지난 2013년 초 10.9배, 2014년 초 11.2배, 지난해 초 13.4배 등으로 높아져왔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말 PER는 16.9배에 달해 코스피의 10.6보다 59.2% 할증됐고, 연말 기준으로는 2002년 말 이후 최고 수준을 찍었다.
오 연구원은 “코스닥이 ‘나홀로’ 강세를 지속하기엔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이 너무 커져 최근 3년처럼 상반기 내내 강세를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중소형 주식의 강세 기간을 짧게 보고 과열 신호를 보이면 과거보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 또한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는 올해도 가능할 전망이지만 그 강도는 지난해보다 약화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지난 3년간 상대적 가치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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