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펀드 시장이 금융위기 이후 쪼그라들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3일 한국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순자산 규모는 200조4926억원(지난달 29일 기준)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가 수년째 박스권에서 제자리걸음을 하자 투자자들이 공모펀드에서 등을 돌리면서 사모펀드로 투자가 몰렸다는 뜻이다. 사모펀드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펀드와 달리 49인 이하를 대상으로 운용하기 때문에 공격적이면서도 자유로운 투자가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최근 고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사모펀드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 10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투자자문사들의 헤지펀드 운용이 가능해지면서 올해부터는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한 사모펀드 시장이 양적으로 더 팽창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도 헤지펀드 운용이 가능해졌다. 이미 지난해 라임투자자문 그로쓰힐투자자문 LK투자자문 파인밸류투자자문 등 기존 4개 업체와 포엠자산운용 한국교통자산운용 등 신규 업체가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 운용업체로 금융위원회에 등록을 마쳤다. 기존에는 헤지펀드를 운용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자체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올 상반기 안에 추가로 등록에 나서는 업체가 줄지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헤지펀드 전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미 등록을 마친 업체들의 헤지펀드 운용 전략도 다양하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퀀트를 비롯해 전환사채(CB) 등을 포함한 메자닌 투자를 함께 구사하는 '모히또' 펀드와 멀티스트래티지 전략을 쓰는 '가이아' 등을 내놓을 계획이다. 그로쓰힐자산운용은 롱숏전략을 기본으로 하면서 메자닌과 비상장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함께 투자하는 펀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LK는 절대수익 추구형 스왑(ARS) 방식으로 운용하는 'LK세븐1호'를 출시할 계획이고, 파인밸류는 이벤트드리븐 펀드를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단기간 내에 사모펀드 운용사가 급증하면서 시장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단기간에 성과를 보여줘야 기관투자가 등 추가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고 높은 성과 보수도 챙길 수 있기 때문에 신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형주는 쉽게 가격을 끌어올리기 힘들기 때문에 코스닥 중심의 중소형주에 수급이 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중소형주 주가가 쭉 올랐다 급락하는 국면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다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