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는 일반적인 부동산 비수기지만 명문 학교를 낀 인기 학군 지역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3월 새 학기를 앞두고 좋은 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기 위해 과감히 이사에 나서는 '맹모(孟母)'가 적잖기 때문이다. 명문 학교를 배정받을 수 있는 지역은 매년 겨울방학 시즌인 이맘때면 전세와 매매가가 평소보다 뛰고 매물도 찾기 힘들다. 이에 대비해 이미 유명 학군이 들어섰거나 향후 조성될 예정인 지역에서 새 아파트를 미리 선점하는 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대표적인 인기 학군 지역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지난해 2월에 전년 12월보다 1.27%나 올랐다. 이는 전년 1~11월 상승률인 0.57%보다 배 이상 높은 것이다. 매매가격 오름세 역시 전년 10월에는 전월 대비 0%, 11월에는 오히려 0.06% 내렸지만 12월에는 다시 0.01%로 반등했고 지난해 1월 0.25%, 2월 0.23%로 뛰었다.
학군 인기 지역이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지방 분위기도 만만치 않다. 부산 명문 학군인 동래구 아파트 매매값은 지난해 2월에 전년 12월보다 0.36% 올랐고 전셋값 상승세도 전년 1~11월 0.35%에서 전년 12월~지난해 2월 0.43%로 올라섰다.
상승률뿐 아니라 가격 역시 다른 지역보다 비싸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명륜초 등 명문 학교를 걸어서 갈 수 있어 '동래 학군' 핵심지로 꼽히는 부산 명륜동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현재 3.3㎡당 1152만원. 789만원인 부산 전체 평균과 871만원인 동래구를 압도한다. 가격 상승률은 1년 전(996만원)보다 15% 올라 8.7% 뛴 동래구 상승률의 배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겨울방학은 새 학년 시작을 앞둔 시기인 만큼 여름보다 이사 수요가 많고 조기 유학이나 어학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학생들이 학군을 따져 새 학교에 입학하기 때문에 인기 학군 지역에서는 집을 찾으려는 수요가 몰린다"며 "반면 매매나 전세 물량은 많지 않아 방학시즌에는 웃돈이 붙어 거래될 정도"라고 말했다.
기존 주택 구하기가 쉽지 않다 보니 일찌감치 인기 지역 새 단지를 잡으려는 수요도 꾸준하다. 새해 1월 초순 청약을 받는 대구 수성구 범어동 삼오맨션 재건축 단지인 '범어동 효성해링턴플레이스'는 걸어서 3분거리에 있는 경신고를 포함해 경동초
역시 같은 달 입주자를 모집하는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e편한세상 테라스 위례'는 단지 내 어린이집과 함께 반경 500m 안에 위례 한빛 초·중·고교가 오는 3월 문을 열 예정이어서 위례신도시 안에서도 학군이 뛰어난 아파트로 꼽힌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