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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자사주 취득에 나선 상장사는 유가증권시장 396곳, 코스닥시장 555곳으로 총 951개사에 달한다. 대부분 주가 안정 등 주주 달래기 목적으로 이뤄진 자사주 취득이다. 반면 자사주를 처분한 상장사는 24곳에 불과하다. 이 중 23개사가 코스닥 기업이고, 유가증권시장에선 현대중공업이 유일하다.
지난 24일 현대중공업은 전체 상장주식 수 중 0.27%인 자사주 20만2487주를 임직원 증권계좌로 분할 이체했다. 이날 종가인 9만3000원을 적용하면 자사주 처분 금액은 총 188억원에 달한다. 종업원 성과급을 자사주로 지급한 것이다.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 연속 오름세를 타던 현대중공업 주가는 자사주 처분 공시 이후 연이틀 하락하면서 29일 9만원으로 주저앉았다.
현대중공업 주주들 사이에선 부진한 실적에도 임직원 성과급을 주기 위해 자사주를 처분한 것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현대중공업은 영업손실 1조2610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흑자 전환이 기대되지만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영업이익은 193억원 선에 불과하다. 올해 연간으로는 1조2000억원대 영업 순손실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성과급은 노사 합의로 만들어진 기준에 따라 지급한 것"이라며 "매출·영업이익·생산성·재해율 등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한 결과 노사가 합의한 기준에 부합했기 때문에 지급했으며 주로 임원이 아닌 직원들이 수령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기업 중에서는 엔브이에이치코리아 쏠리드 게임빌 등이 부진한 실적에도 성과급을 지급하기 위해 자사주를 처분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