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사 CEO의 새해 전략 / ②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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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100일을 기념하는 사석에서 "통합에 따른 비용이 들어갔지만 새해엔 상반기 중 전산 통합을 완료하고 두 조직 간 화학적 통합을 이뤄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나가겠다"는 새해 전략을 밝혔다.
KEB하나은행은 통합으로 인해 자체적으로 올해 9~12월 3056억원 정도 비용이 소모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3년간 3900억원에 이르는 시너지를 낸다는 방침이다.
시급한 것은 전산 통합이다. 옛 하나은행 584개 점포와 옛 외환은행 349개 점포가 각각 다른 전산망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전산 통합이 늦어지면 개별 고객들이 떨어져나갈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KEB하나은행은 내년 6월 초 통합 완료를 목표로 통합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고객은 전체 933개 KEB하나은행 점포에서 같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하나금융이 지난 10월 출시한 '하나멤버스'도 내년 주요 전략 중 하나다. 이 상품은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등 계열사에서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고 쌓인 포인트로 현금 인출 등 각종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김 회장은 "하나멤버스 앱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마케팅 플랫폼을 활용해 고객에 대한 혜택 제공에서 금융 거래까지 연결할 수 있는 전략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서비스는 출시 두 달 만에 가입자가 150만명을 넘어섰다.
외국 시장에서는 중국·동남아를 중심으로 현지화 전략을 펼친다. 사실 하나금융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곳은 국외 부문이다. 특히 은행 진출에만 몰두하고 있는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할부금융·소비자금융 등에 진출해 성과를 내고 있다. 김 회장은 "중국와 인도네시아에서는 고객과 영업 기반을 적극적으로 확장해 차별된 현지화로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인수한 동포은행 BNB하나은행 정상화는 과제로 남아 있다.
하나금융은 캐나다 등 선진 시장에서는 모바일 뱅킹 '원큐(1Q)뱅크'를 성공적으로 발매하는 등 핀테크 전략을 펼치고 있다. 김 회장은 "핀테크 부문이 은행에 큰 위협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이미 하나금융에서는 비대면 거래를 위한 생체인식 기술을 개발했으며 앞으로 이를 통해 핀테크를 적용한 영업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은 원큐뱅크를 중국 인도네시아 등 현지 영업망을 구축한 나라에서 먼저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핀테크 기업 양성을 위해서도 나선다. 하나금융은 서울 종로구에 있는 KEB하나은행 그랑서울점에 '핀테크 원큐랩'을 설치해 핀테크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하나금융 주가는 통합 이후 크게 떨어졌다. 지난 4월 24일 종가 기준 3만2550원이었던 주가는 21일 2만4200원으로 25% 하락했다.
지난 9월 외환은행 통합 직후 3개월 내 조기 화학적 통합을 외쳤지만 내부 분위기는 만만치 않다. 하나멤버스 가입자를 단기간에 늘리기 위해 직원들에게 할당량을 부여하는 등 무리한 영업을 했다는 것이다. 이는 조직 내 화학적 통합에도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차후 유효 고객을 확보하는 데도 어려움이
[김효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