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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고승훈 카드고릴라 대표] |
신용등급에 지장이 있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모든 카드를 실제 사용하는건 아니고 대출해도 잘 갚아서 그런지 특별히 불이익을 받은 적은 없다”며 웃었다. 단순 직업정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유별난 카드사랑꾼’ 고승훈 카드고릴라 대표를 만났다.
고 대표는 “카드는 유일하게 내 지갑에서 꺼내 남에게 자랑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라며 “금융상품이 하나의 문화가 될 수 있다는 걸 카드사 재직중 확신했다”고 밝혔다.
카드사 홈페이지에 일일히 접속하는 게 번거로웠던 그는 전카드사를 아우르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 과감하게 현대카드를 박차고 나왔다.
그의 손길로 탄생한 신용카드 포털 ‘카드고릴라’는 인기카드 순위, 각사의 대표 신용카드 중 최고의 카드를 뽑는 ‘신용카드 월드컵’, 카드 사용팁 등 풍부한 콘텐츠로 카드애호가들의 필수 커뮤니티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카드고릴라에는 내게 맞는 카드를 추천해주는 서비스가 없다. 고승훈 대표는 “사이트 초기에는 추천서비스가 주력 사업이었다”면서도 “매월 변하는 카드소비자의 소비패턴 중 일부에 맞춰 오래 쓸 카드를 추천한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광고 같았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카드추천을 자처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카드사 소속 설계사라 객관적인 정보를 얻기는 어렵다며 고 대표는 꼬집었다.
고 대표는 타인의 의견에 의지하는 대신 스스로 소비패턴을 분석해 자신만의 ‘신용+체크카드 황금비율’을 찾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흔히 총급여의 25%까지는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 혜택이 많은 신용카드를 쓰는 것이 유리하고 이후에는 체크카드를 쓰는 것이 세금도 아끼면서 혜택도 받을 수 있는 카드고수들의 사용팁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고 대표는 주로 신용카드만을 사용한다. 그는 “소득공제를 받는 금액보다 연간 신용카드를 써서 마일리지를 받는 등의 혜택들이 더 크다”며 “신용카드는 과소비의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소비구간에 따라서 분석해 만들면 훌륭한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용카드 발급에 앞서 자신의 소비 패턴을 6개월 이상 지켜보고 분석하는게 먼저다.
예를 들어 한달 카드소비액이 30만원을 넘지 못한다면 기준실적을 채우지 못하고 연회비만 날리는 경우가 많아 신용카드 사용이 바람직하지 않다.
예상 소비패턴과 실제 소비한 금액이 다르다면 번거롭지만 과감하게 카드를 정기적으로 자르고 새로운 카드에 다시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고 대표는 신용카드 혜택을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카드보다는 특정 카드에 집중해서 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최근 카드사들은 특정 제휴사 혜택을 강화한 ‘특화카드’보다는 한 장으로 하루 동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카드’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카드사로부터 직접 발급받아야해 번거롭지만 영업비용을 줄여 혜택도 많은 ‘온라인 전용 다이렉트 카드’ 또한 좋다고 덧붙였다.
100장의 카드에 가입한 고 대표가 실제로 사용하는 카드는 달랑 두 장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고 대표는 보너스 항공마일리지 혜택이 가장 크고 할인폭이 더 큰 특정 항공사에 집중한 신용카드를 사용한다. 또 할인한도를 다 채웠을 때를 대비해 무조건 일정 비율
자신에게 맞는 카드는 자신이 가장 잘안다는게 고 대표의 지론이다.
“그래서 저를 위한 카드는요?” 기사에 쓰지 않겠다며 자신에게 알맞는 카드 추천을 살짝 부탁하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마지막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
[매경닷컴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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